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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합의 협상 경험' 빅터 차 서울행…매파·협상주의 의의

주한 美대사 임명으로 트럼프 한반도 전략 최일선 맡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8.30 11:50:03

[프라임경제]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한 미국대사 임명설을 30일(이하 모두 현지시각) 외신이 보도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및 미사일 대응 더 나아가 한반도 전략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아그레망(신임장 제출)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직접적 확인을 피했지만 차 전 보좌관의 부임 가능성은 기정 사실이라는 전언이 나돈다.

그가 부임할 경우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트럼프식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싣는 쪽에 맞춰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한 핵·탄도미사일 중단과 주한 미군 철수를 맞교환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18일 전격 해임했다.

주한 미군 철수설 긴급 진화 이은 인선에 눈길

주한 미군 철수 문제는 중국 측이 이전에도 사드 처리와 연계, 빅딜 교환의 목적물로 제안해왔던 방안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점에 미국 고위 인사가 동조 발언을 한 셈이라는 측면에서도 눈길을 끌었지만, 미국의 이익만 염두에 두는 '고립주의' 전략을 한층 가속화하는 신호가 아니겠냐는 분석을 낳았다.

주한 미국대사 부임설이 나오는 빅터 차 전 미 NSC 보좌관. ⓒ 뉴스1

다만 배넌 해임이라는 빠른 진화 작업에 이어 이번 차 전 보좌관의 서울 발령 결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업에 나섰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 전략에서의 고립주의 고집보다는 주요 현안에 대한 대화와 협력에 공을 들이는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의 색채를 놓고 매파 협상론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파는 비둘기파와 대조되는 별명이라는 점에서 다소 모순적인 조합이라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미국의 탈냉전시대 국가안보전략이 다채롭게 펼쳐져 온 바를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관여전략'을 선택했다. 이후 부시 행정부(아들 부시)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관여전략에 입각해 세계 전략을 짰다. 정권 교체에도 이 같은 전략이 완전히 뒤집히지는 않았다는 것.

매파 혹은 협상론자? 2.13 합의 수술 집도 경험 살릴까 '눈길'

예를 들어 2007년 4월, 차 전 보좌관은 당시 NSC 보좌관 자격으로 방북,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김계관 당시 북한 외교부 차관(부상)을 통해 평양에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이 메시지는 북한이 2.13 합의에 따라 핵 프로그램 폐기를 시작한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미 북한이 2.13 합의 시한이 이미 임박한 상황에서 그가 방북한 점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이자 동시에 '대화 상대'로 보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전략을 구사한 좋은 사례다.

물론 2.13 합의는 실제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 2.13 합의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원칙적인 합의인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세부 아이디어였고, 이에 따르면 이미 북한 핵은 동결-불능화-폐기의 3단계에 걸쳐서 폐기 수순을 밟았어야 하지만 실현되지 못한 것.

이런 일련의 경험은 그가 관여전략을 주장하면서도, 비둘기파 온건주의 대신 매파의 관점에서 관여전략을 보도록 하고 이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 전 보좌관은 관여를 통한 온정적인 변화 유도는 하되, 필요한 경우 봉쇄가 함께 하는 조건부 관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저서 등에서 드러냈었다. 일명 매파적 관여전략, 매파 협상주의다.

조건 없이 해야 한다는 비둘기파 관여전략을 내세우는 데이비드 강 사우던캘리포니아대 교수 등과 외관은 비슷해도 기본적으로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이는 차 전 보좌관이 주한 미국대사관에 자리를 잡는 경우, 북한을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평양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그 스스로 2.13 합의 재촉 경험이 있고 사실상 이 노력이 평양의 거부로 실패한 적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을 거의 무시하는 전략으로 대응했지만, 이번 대화와 협상 노력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그것에 비해 온화할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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