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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약발' 굴욕 평가 롯데쇼핑 '그룹 심장' 자존심 회복 언제?

실적 우려로 신동주 진영 공세 약한 고리 입증…중국이 '문제는 문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7.20 12:12:37

[프라임경제] 롯데쇼핑(023530)의 자존심이 과연 회복될까? 지주 체제 전환이 시동을 건 상황에서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8일 '냉정한 회사가치 판단' 평가 요청을 천명하면서 롯데쇼핑의 '중국 손실' 등이 새삼 재평가되고 있다.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두우를 통해 롯데그룹 4개사의 분할·합병 안에서 롯데쇼핑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특히나 이번 SDJ코퍼레이션(신동주 진영)발 공세는 뼈저리다. 롯데그룹은 현재 신격호 창업회장 시대의 껍질을 벗고, 명실상부 신동빈 회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궤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 고평가 논란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공세로 본격화되고 있다. 그래프는 쇼핑 주가의 지나친 고가 형성에 대한 비교표. ⓒ SDJ코퍼레이션

그 핵심으로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음료(005300), 롯데푸드 등은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합병을 결의했다. 이들 계열사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단행키로 했으며, 향후 투자회사 합병을 통해 각 사업회사를 거느리는 중간지주사(롯데홀딩스)가 설립된다. 이들 회사의 주주총회 예정일은 오는 29일, 분할·합병 기일은 10월1일이다.

이미 한 번 비율 조정, 애널리스트들도 아리송한 판단?

이런 상황에 '롯데쇼핑은 빼고 지주 전환 그림을 그리라'는 공격이 나왔다. 이를 놓고 신동주 진영과 신동빈 체제의 대결 와중에 '지나치게 심한 발언'이 나온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이 동생 신 회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협상력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이고, 그 일환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는 풀이다. 일본 홀딩스 등의 지분을 활용해 '흔들기'를 해온 경과를 겹쳐보면 일견 타당한 견해다.

롯데쇼핑의 주가가 최근 하락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 네이버

다만 그것만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고려할 때, 없는 걱정거리를 지적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어쩌면 과거 어떤 형 vs 동생 대결보다 가장 설득력이 높은 지적으로도 볼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 롯데 내부에서도 롯데쇼핑 가치를 불안하게 보는 징후가 없지 않다.

합병법인 롯데제과 투자부문의 분할·합병 비율은 1, 롯데쇼핑 투자부문은 1.184, 롯데칠성음료 투자부문은 8.351, 롯데푸드 투자부문은 1.737이 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미 한 차례 롯데그룹 4개 계열사가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하는 공시를 냈다는 점이다.

롯데제과 투자부문의 분할·합병 비율은 1, 롯데쇼핑 투자부문은 1.139, 롯데칠성음료 투자부문은 8.209, 롯데푸드 투자부문은 1.783으로 변경됐다. 특히나 롯데쇼핑의 분할·합병 비율은 1.184에서 1.139로 낮아졌다.

다시 말하면 롯데쇼핑 합병가액(본질가치)이 86만4374원에서 82만6501원으로 하향 조정됐다는 것. 정정 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주는 1주당 롯데그룹 지주사의 신주 1.139주를 받을 것으로 '조절'이 이뤄진다.

여기에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심상찮다. 객관성 담보를 위해 신동주 진영의 '18일 발언' 이전에 나온 자료들을 살펴보자.

메리츠종금에서는 13일 롯데쇼핑에 대해 "자산가치 상승에 영업가치 회복까지 기대된다"며 투자 의견을 'TRADING BUY'로 내놨다(12개월 목표주가는 33만원으로 내놓았다). 트레이딩 바이 표현은 단기간 투자에서는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나 장기적 투자 판단에는 불확실성이 있음을 가리킬 때 쓰이는 관행이 있다.

이 투자 의견은 최근 분기 내 발표된 전체 증권사 리포트의 컨센서스와 비교를 해볼 때 평균치를 소폭 하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수 의견이긴 하나 '보수적인' 평이라는 풀이다. 

가치 높일 방안은 유통 본질 혁신 '만만찮네'

참고로 근래 목표주가들을 참고하면, SK증권 41만원부터 목표주가 22만8000원을 제시한 한화투자증권까지 넓은 폭으로 나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목표주가의 상향조정을 지속하던 메리츠가 13일 일단 멈춤 판정을 내린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다음 18일에는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신동주 진영에서 정면 공세를 편 것이다.  

롯데쇼핑은 이제 불꺼진 성장 동력에 불과한가? 사진은 휴일을 맞아 불이 모두 꺼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 임혜현 기자

문제는 실적 개선으로 이런 저평가를 설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백화점의 부진을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가 채우는 양상. 다시 메리츠 보고서 내용을 빌려오자면, 롯데쇼핑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7%,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3.1% 등으로 추정된다. 주요 사업인 국내 백화점의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5% 감소, 영업이익은 -12.3% 감소하면서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 

현대백화점의 2분기 총 매출액은 작년대비 -1.1%, 영업이익은 -7.8%로 예상되고, 신세계백화점은 업황 침체에도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1.6%, 영업이익은 64.5%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이다.

롯데쇼핑의 행보가 유통계에서의 의미 그 자체에서만이 아니라, 롯데 지배구조 전반에서 롯데쇼핑이 어떤 식으로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측면에서도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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