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지금 부산 남구청 공무원 노조 게시판은 '바람이 전하는 말'로 어느 해 여름보다 뜨겁다.
이 글은 자신을 부산시 남구청 퇴직공무원이라며 지난날 자신이 겪은 인사, 임용과 엮인 조직 내 비리와 고속승진에 대한 나름의 정보를 희화한 글이다.
'인사가 만사… 승진으로 가는 데는 족보가 있다'는 전제로 이글은 시작한다.
첫 번째 족보로 '기가 막히게 용한 점집 할매를 찾아라. 반드시 빈손이어선 안 되며 그녀를 통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말한다.
이어 둘째로 '의원나리를 찾아라. 그를 거치지 않고는 힘들며 누군지는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고 전한다. 셋째로 '남구청 로얄층을 찾아 피 토하도록 술자리에 배석해 눈도장을 찍어라'라는 세 가지 고속승진 노하우를 알려준다.
자신도 설마하며 '그저 바람이 전해주는 소문쯤으로 여겼으나, 미리 내정해놓고 서서히 알리는 인사예고제를 통해 사실이었음 알게 됐다'고 글을 맺는다.
자칫 노조 게시판에서만 읽히다 사라질 뻔한 이 글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건 지난 13일 열린 제255회 남구의회 임시본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서다.
이날 자유발언자로 나선 이강영 더불어민주당 부산시 남구의원(문현동)은 배석한 공무원들과 동료의원들을 향해 공무원인사와 임용 쇄신안에 대해 작심한 듯 언사를 쏟아냈다.
13일 열린 제255회 남구의회 임시본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바람이 전하는 말'을 외부에 알린 이강영 더불어민주당 부산시 남구의원. ⓒ 프라임경제
아울러 '바람이 전하는 말'을 소개하며, 회의장에 참석한 부구청장과 국장 이하 공무원들을 향해 "저도 요즘 일신상 우환이 겹쳐 용한 점쟁이를 찾고 싶다. 5만원이면 사돈에 팔촌까지 봐준다는데 어떤 할매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또 "남구의원이 모두 21명이다. 저도 뭘 좀 부탁하려는데 누굴 찾으면 되느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인사는 망사가 아닌 만사라는 말이 통용되는 남구 만들기에 다 같이 힘써 주시길 당부드리며, 종을 세게 쳐야 크게 멀리까지 울린다"는 말을 끝으로 5분 자유발언을 모두 마쳤다.
한편, 이날 열린 부산시 남구청 임시본회의에 이종철 구청장은 해외연수, 김병태 구의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자신을 부산시 남구청 퇴직공무원이라며 노조게시판에 올린 '바람이 전하는 말' 전문.
인사가 만사라~ 첫째 할매를 찾아 가시게나. 둘째 의원나리를 찾아가시게나. 셋째 층수 배치를 보면 길이 보일 것이야. 설마 설마 했네 그러나 바람이 전해 준 그 얘기들대로라면 글쎄.건강 챙기시게.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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