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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에너지자원 확대? 업계는 '시기상조' 한 목소리

셰일오일 '단기 물량' 수준…셰일가스 '과거 계약'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07.11 15:43:25

[프라임경제] 최근 미국의 셰일자원 증산과 국내 업계의 자원 도입처 다각화로 미국산 에너지자원 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국내 도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미국 셰일가스로 만든 LNG 장기계약과 관련된 첫 물량을 인수한 바 있다. ⓒ 한국가스공사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4.23달러 △브렌트유 46.71달러 △두바이유 46.05달러로 다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원유 시추기 수가 763기로 늘어나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해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에 뉴욕에서 거래되는 WTI 가격과 국내 정유업체들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 간 차이도 뚜렷해졌다. 지난해 WTI가 두바이유보다 더 비쌌던 것과 달리 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합의 및 미국의 증산이 맞물리며 가격이 역전됐다.

이처럼 미국산 원유의 생산이 증가하자 국내도입에 대한 관심도 점증하고 있다. 그동안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이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며 리스크를 줄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간 무역불균형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만큼 통상문제 해결책으로 미국산 에너지자원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따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정유업계는 미국산 원유 도입에 대해 소극적,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동 의존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S-OIL(010950)은 물론, 다른 정유사들도 아직까지 미국산 원유의 경제성이 낮다고 보는 것.

대표적으로 운송비가 과거에 비해 저렴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동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긴 운송시간을 고려해보면 오히려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먼저, 미국산 원유에 대해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도 아직 실질적인 수입 계획이 없다. 오히려 수출이 재개된 이란산 및 러시아 우랄산 원유 등의 도입량을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성"이라며 "아직까지 미국산 원유에 대해 다른 경쟁제품보다 더 앞서는 경제성이 없어서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4~5월에 나눠 미국 멕시코만에서 생산한 원유 200만배럴을 수입한 바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향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수입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에서 350만배럴 규모로 원유를 수입할 계획이다. ⓒ GS칼텍스

현재 미국 원유 수입계획이 있는 곳은 GS칼텍스가 유일하다. GS칼텍스는 하반기 미국에서 원유 350만배럴을 수입할 예정이다. 

다만, 원유 350만배럴은 절대적인 수치로 볼 때 극소량에 그친다. GS칼텍스의 일일 원유 정제량은 79만배럴에 이른다. 해당 원유만 도입했을 시 5일이면 정제가 완료되는 스팟성(단기 구매) 물량인 셈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들여오고 있는 미국산 물량은 모두 스팟 계약으로 아직 장기계약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딱히 미국산을 더 집중해서 본다기보다 러시아, 이란 등 다양한 유종을 전부 고려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최근 미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한 LNG업계도 물량확대에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LNG 수입계약은 스팟성 물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계약 후 실제 도입하기까지에도 긴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036460)가 올해부터 향후 20년간 수입하게 되는 계약은 지난 2012년에 이뤄졌으며, SK E&S와 GS EPS가 오는 2019년부터 20년간 셰일가스를 들여오는 계약 역시 5~6년 전 체결된 계약이다.

이외에도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과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각각 미국 현지에서 셰일가스 개발사업 및 LNG사업 연구에 대한 제휴를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국내 수입량 확대 등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 방향이 나오면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계약이니만큼 즉각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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