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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하반기 전망] '갑질'에 먹고 마시기도 힘들었다…'값·위생' 잡아야

사회적 병리현상 수술 시작됐지만 글로벌 여건 등 맞물려 시계제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7.10 10:36:48

[프라임경제] 먹고 마시는 문제가 쉽지 않다. 글로벌 요인에 속칭 '갑질' 등 사회적 병폐가 겹치고 있어서다. 상반기 정권 교체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는 밥상물가 제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불안감도 높다. 하반기에 이런 요소들이 잘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물가다. 물가는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지만 특히 일반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소비자물가, 특히 생활물가지수가 문제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후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올 1월 2.4%를 시작으로 2월 2.3%, 3월 2.8%에 이어 4월은 2.5% 상승하는 등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6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동월 대비 2.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물가지수 오름세…국제적 여건도 안 좋아

가뭄을 겪으면서 신선채소 가격 등이 오른 데다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과 치킨 가격도 줄이어 인상되면서 서민경제를 압박한 것이 지표로 나타났다는 풀이다. 

장마에 접어들면서 가뭄은 일단 한숨 돌렸지만, 이 여파가 언제까지 갈지가 관건이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져 쌀 외에는 사실상 모든 품목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여건에서는 세계 식품물가 동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연합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물가지수는 지난달 175.2로 전년동기 대비 7%, 전달 대비로는 1.4% 올랐다. 밀 가격 상승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 닥친 가뭄과 폭염에 따른 작황 우려에 따른 것. 

육류 가격도 지난달 상승폭이 크다. 전월대비 2%, 전년동기 대비로는 10%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6개월 연속 육류 가격이 뛰고 있다는 게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올 들어서는 12% 상승했고 지난해 저점보다 21% 급등했다.

AI 등 여파 빠른 해결 난망…햄버거병 공포 확산 우려 '촉각'

인천공항에 지난달 21일 도착한 태국산 달걀. ⓒ 뉴스1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까지 발생해 쇠고기, 돼지고기값까지 폭등한 점은 가격 요소 외에 위생 측면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방역에 나섰으나 완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농협경제지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AI와 구제역을 막기 위해 7월부터 가축방역 전담부서를 신설한다고 밝히는 등 유기적 관리체제 구축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축산 생산물의 경우 한 차례 타격을 받으면 이후 생산량 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다. AI 여파가 달걀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진 것이 좋은 예다. 달걀값은 아직 가격 안정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 30개들이 한판의 평균 소매 가격은 7967원으로 평년 가격(5547원)보다 43.6% 높다. 미국산에 이어 태국산 수입 등 관리 노력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좀처럼 해결이 안되는 것.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은 탓에 일명 햄버거병 즉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에 걸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을 어떻게 당국이 관리할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격 제어에 치중해 있던 식품관리의 구멍이 여실히 드러난 가운데, 안전 관리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대두된다.

◆가격 올리고 가맹점 쥐어짜는 갑질도 해결 대상

가격 논란 뒤에 숨은 사회정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환기된 만큼, 하반기 식·음료 분야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BBQ는 가격 올리기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 뉴스1

이는 프랜차이즈라는 사업 방식을 활용하는 식·음료 판매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다행히 정권 교체 뒤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이 이 문제를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해 횡포 해결에 물꼬가 트인 상태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5월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으나 이후 여론이 악화하고 공정위까지 조사에 나서자 이를 철회했다.

미스터피자는 '치즈통행세'로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고 가맹 탈퇴 점포들의 인근에 '보복 출점'을 했다 정우현 전 회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식·음료는 영역이 넓고 민감성이 높아 관리 필요성은 크나, 글로벌 요소나 판매망(프랜차이즈 등)과의 연관성 등 문제가 복합화돼 있어 드러난 병폐 하나만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글로벌 흐름을 탈 줄 아는 감각이 빠지면 무용지물이다. 

올 상반기에 많은 쟁점이 부각되면서 우리의 관리 시스템이 가진 한계도 민낯을 드러낸 만큼, 하반기에는 이 같은 종합적 고민의 첫 단추를 꿸 적기로 꼽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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