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폭스바겐은 독일의 국민차 ‘비틀’로 유명한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셰 등 다른 독일 자동차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지난 수십 년간 아무나 탈 수 없는 ‘고급차’가 아닌 누구나 탈 수 있는 ‘대중차’를 선보여왔다.
그런 폭스바겐에서 21세기를 맞아 고급차 시장을 정조준해 개발한 최고급 세단이 바로 페이톤(Phaeton)이다.
페이톤은 아우디의 럭셔리 대형세단 A8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 플랫폼은 또한 최고급 스포츠세단인 벤틀리의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 GT 등에도 쓰인다고 한다. 좀 비약일 수 있지만 페이톤을 타면서 그 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 A8이나 몇 배나 더 고가인 벤틀리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가 성립된다.
하지만, 굳이 값비싼 ‘사촌’들과의 혈연관계를 따지지 않아도 이 차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차’의 반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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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은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전용 투명 유리공장에서 폭스바겐의 축적된 기술과 장인들의 세심한 수작업으로 탄생된다. 이때 하루 생산량이 총 30대를 넘지 않을 정도로 작업이 정교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차가 지닌 ‘가치’를 충분히 가늠할 만하다.
아무튼 폭스바겐은 자신들의 방법으로 고급차 시장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그 도전 역시 성능과 품질은 ‘프리미엄급’으로 하되 가격은 ‘퍼블릭급’으로 했다. 기자를 비롯한 대중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그런 페이톤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모델인 페이톤 V6 3.0 TDI와 만났다. 럭셔리 세단 가운데 최초로 ‘디젤 엔진’을 얹고 나온 차다.
흔히, 디젤엔진은 시끄럽고, 힘은 세나 둔하고, 늘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공해차량처럼 인식돼 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페이톤 V6 TDI는 차 안에서나 밖에서나 ‘심장’이 디젤엔진이란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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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차를 몰며 기자는 이 차에 대한 인상을 ‘여장부’로 정정하기로 했다. 속도가 시속 150km를 훨씬 넘어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안락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 차는 전혀 여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톤 V6 3.0 TDI는 2967cc TDI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 225마력(@4000rom), 최대토크 45.9kg.m, 최고 속도 234km/h의 강력한 파워에 힘입어 밟으면 밟는 대로 쭉쭉 나갔다. 특히, 최대토크가 1400~3250rpm의 폭넓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 발휘되는 차답게 순간 가속력은 ‘타의 추월’을 불허했다.
나중에 제원표를 확인하고 제로백 가속시간이 8.8초라는 안 뒤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국내 대형차인 에쿠스의 사이즈인 5120 x 1870 x 1480에 버금가는 5055 x 1903 x 1450(이상 전장 x 전폭 x 전고, 단위 mm)라는 커다란 사이즈에 무게 또한 2.2톤에 달하지만 핸들링은 중형세단 수준으로 부드럽고 즉각적이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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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평택으로 나오는 인터체인지에서 미처 감속을 채 못한 상태에서 급커브로 나왔지만 바닥에 쫙 달라붙어 미끄러지듯이 돌아 나온 덕에 승객들은 불안함을 느낄 겨를도 없었을 정도였다.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에어 서스펜션과 토센 디퍼렌셜(torsen differential)을 갖춘 4모션(Motion) 풀 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의 탁월함을 뜻하지 않게 체험한 셈이다.
페이톤 3.0TDI에선 환경오염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환경오염 얘기가 나올 때 이 차의 운전자라면 어깨에 힝을 줘도 될 정도다.
이 차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이 가솔린 보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낮다는 것은 이젠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이 차의 엔진에 장착된 디젤 미립자 필터(DPF)는 입자성 물질의 배출을 거의 완벽하게 방지해줌으로써 환경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유로 4’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는 것만으로도 이 차의 ‘친환경성’을 설명할 수 있다.
벤틀리나 부가티 등 최고급 차량들의 개발로 축적해 온 기술과 노하우가 그대로 묻어나는 이 차의 실내는 최고급 천연무늬목과 천연가죽으로 호화롭게 꾸며져 마치 유럽의 한 저택의 거실에 와있는 듯했다.
계기판은 깔끔하고 보기 편하게 구성됐고, 센터페시아의 조그셔틀로 모니터를 보면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각종 기능은 첨단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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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은 물론 뒷좌석 좌우에 앉은 승객들도 각기 원하는 온도로 냉난방을 할 수 있도록 한 4존 클리마트로닉(climatronic)이 대형세단 중 유일하게 설비돼 있고, 직접 에어벤트에서 바람이 직접 나오는 대신 간접적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쾌적한 실내를 유지시켜주는 기능도 갖췄다. 우드패널로 에어벤트를 숨겨버릴 수 있는 기능도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앞좌석이 12개 방향으로 조절돼 드라이빙을 위한 최적의 자세를 찾을 수 있어 좋았으며, 차량 좌우측에서 물체가 접근할 때 거리에 따라 센서가 신호를 보내주는 것도 훌륭했다.
4륜 구동에다 커다른 몸집을 하고 있지만 기본 장착된 6단 팁트로닉 자동 변속기의 도움을 받아 연비가 1리터에 9.6km나 될 정도로 아주 경제적이다.
생산량이 적은만큼 이 차를 예약해놓고 있다면 기다림의 시간이 길 수도 있다. 하지만. 8710만원에 장인의 혼이 깃든 차를 탈 수 있는 기회는 폭스바겐이 아니면 누구도 만들어주지 않았을 것이기에 기다림도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차를 목표로 8710만원을 한 푼 두 푼 모아가는 기다림부터 행복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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