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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힘겹지만 '우뚝' 연구원들 앞 나선 '오기' 이재현 회장

CJ 건재 과시, 앞날 약속과 독려 위해 '미래성장동력' 강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5.17 15:00:44

[프라임경제] "잠시지만 섰죠?" "보셔서 아시겠지만 치료를 받아서 많이 좋아졌어요." "부축했지만 걸었죠." -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대한 어느 CJ그룹 관계자 답변

17일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소재한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등장했다. 기자들 앞에 노출된 극히 잠깐의 시간,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나타나 기념식수를 위해 일어섰고 자신을 보러 도열한 직원들을 만난 뒤 다시 퇴장했다.

이재현 회장. ⓒ CJ그룹

그는 배임 및 횡령 등 논란에 휘말려 일부 무리한 기소 논점에 대해 대법원까지 가며 법리 논쟁을 벌였고, 이후에도 유전병으로 경영 참여를 못하며 4년 세월을 흘려보냈다.

그런 그가 비로소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등장 이후 강대국들의 경제적 이기주의와 패권주의가 한층 극심해져 한국 경제가 침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오너 일가가 구속되고, 롯데는 형제의 난을 겪는 등 핵심주자들마저 대부분 고난을 겪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잠시나마 그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그룹의 미래에 관련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평이 그래서 나온다.

CJ그룹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이 쏟아내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 다소 무례한 유도성 질문에도 결국은 건재하다는 점을 자신있게 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에 드러난 이 회장의 '건재'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그럼에도 건강이 많이 호전됐고 충분치는 않으나 스스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좋은 날,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념으로 나무를 심기 위해 꼿꼿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파악됐다. 특히나 외부인들도 이를 목도했기 때문에 CJ 전반에 강한 자신감이 공급됐다는 제언이 따른다.

특히 CJ그룹 관계자들이 이날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은 이 회장이 자신의 경영 일선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몸소 만난 이들이 연구직 사원들이라는 점이었다.

잠시 기념식수를 위해서 스스로 서고, 걷는 모습을 보이며 연구직원들을 격려한 이재현 회장(맨 오른쪽). ⓒ 프라임경제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이번에 기념식수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연구직원들'이라는 말을 기자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CJ블로썸파크는 앞으로 CJ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개발센터로 의미가 크다. 이런 미래 성장동력의 산실이 개관하는 자리를 빛내고자 병세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이 회장이 직접 나타났고, 그 중심 역할을 할 직원들을 만났다.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CJ그룹이 향후 바이오 등 연구와 개발 사업 전반에 큰 격동을 예고한 셈이다. 이 와중에서 이 회장 스스로가 힘든 발걸음을 했다. 연구직원들에게 당분간 고생을 감내해 달라고 주문하는 양상이다.

이 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가 단순히 오기(傲氣)를 부리는 게 아니라, 솔선수범을 했다는 오기(吳起: 전국시대의 장수로 부하들의 불편을 몸소 체험하고 다친 이들의 고름을 손수 빨았다고 해서 널리 알려졌다)의 낮은 자세를 보고 배우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이 회장 행보에 대한 직원들의 따뜻한 반응도 이런 오기의 용병술이 먹혀들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들이 함께 도모할 성장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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