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잠시지만 섰죠?" "보셔서 아시겠지만 치료를 받아서 많이 좋아졌어요." "부축했지만 걸었죠." -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대한 어느 CJ그룹 관계자 답변
17일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소재한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등장했다. 기자들 앞에 노출된 극히 잠깐의 시간,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나타나 기념식수를 위해 일어섰고 자신을 보러 도열한 직원들을 만난 뒤 다시 퇴장했다.

이재현 회장. ⓒ CJ그룹
그런 그가 비로소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등장 이후 강대국들의 경제적 이기주의와 패권주의가 한층 극심해져 한국 경제가 침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오너 일가가 구속되고, 롯데는 형제의 난을 겪는 등 핵심주자들마저 대부분 고난을 겪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잠시나마 그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그룹의 미래에 관련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평이 그래서 나온다.
CJ그룹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이 쏟아내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 다소 무례한 유도성 질문에도 결국은 건재하다는 점을 자신있게 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에 드러난 이 회장의 '건재'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그럼에도 건강이 많이 호전됐고 충분치는 않으나 스스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좋은 날,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념으로 나무를 심기 위해 꼿꼿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파악됐다. 특히나 외부인들도 이를 목도했기 때문에 CJ 전반에 강한 자신감이 공급됐다는 제언이 따른다.
특히 CJ그룹 관계자들이 이날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은 이 회장이 자신의 경영 일선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몸소 만난 이들이 연구직 사원들이라는 점이었다.

잠시 기념식수를 위해서 스스로 서고, 걷는 모습을 보이며 연구직원들을 격려한 이재현 회장(맨 오른쪽). ⓒ 프라임경제
CJ블로썸파크는 앞으로 CJ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개발센터로 의미가 크다. 이런 미래 성장동력의 산실이 개관하는 자리를 빛내고자 병세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이 회장이 직접 나타났고, 그 중심 역할을 할 직원들을 만났다.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CJ그룹이 향후 바이오 등 연구와 개발 사업 전반에 큰 격동을 예고한 셈이다. 이 와중에서 이 회장 스스로가 힘든 발걸음을 했다. 연구직원들에게 당분간 고생을 감내해 달라고 주문하는 양상이다.
이 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가 단순히 오기(傲氣)를 부리는 게 아니라, 솔선수범을 했다는 오기(吳起: 전국시대의 장수로 부하들의 불편을 몸소 체험하고 다친 이들의 고름을 손수 빨았다고 해서 널리 알려졌다)의 낮은 자세를 보고 배우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이 회장 행보에 대한 직원들의 따뜻한 반응도 이런 오기의 용병술이 먹혀들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들이 함께 도모할 성장은 어떤 모습일까.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