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30여 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희로애락을 같이 해왔던 여러분과 작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사직을 결심하고 지난 일을 되돌아 볼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막상 여러분을 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정보통신 일등 국가의, 1등 부처로서의 위상을 갖고 제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여러분과 저는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냈습니다. 그 크고 작은 일들이 지금 이 순간, 빛바랜 흑백영화처럼 지나갑니다.
정보통신 가족 여러분.
제가 정보통신부와 함께 한 13년은 곧, 대한민국 정보화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1994년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기획단의 일원으로 정보통신부와 인연을 맺으면서, 그 다음해 ‘국가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계획’을 입안하는데 일익을 담당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정보화 대장정은 시작됐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통신 일등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IT는 전 국민의 생활과 산업의 인프라이며,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주춧돌이 됐습니다. 그 변혁의 중심에 섰던 저로서는 큰 자랑인 동시에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에게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주신 정홍식 차관님과 돌아가신 천조운 국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여정부가 주안점을 둔 것은 ‘먹거리 창출’이었습니다. 그래서 계획하고 추진한 ‘IT839 전략’은 세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정책브랜드가 됐습니다.
IT는 외교에서도 일익을 담당하며 세계에 ‘IT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를 심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DMB와 와이브로 시대를 우리 기술로 열어 자부심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소프트웨어와 중소벤처기업, 부품산업 분야 육성에 힘을 쏟았고,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IT산업의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도 열었습니다.
통신서비스 규제의 새로운 틀인 정보통신정책 로드맵은 규제 축소와 경쟁 촉진을 통하여 사업자의 경쟁력과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디지털방송 전환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제한적 본인확인제와 기능이 강화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건전한 인터넷 세상을 만드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한미 FTA 정보통신 부문의 타결은 우리 IT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OECD IT장관 회의를 서울에 유치한 것도 큰 보람 중의 하나입니다.
우편금융서비스는 고객만족 1위의 품질로 국민의 사랑을 이끌어 냈습니다.
참여정부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정책의 시스템화입니다.
정보통신부는 다른 부처보다 앞장서 혁신을 시작했습니다. 문서관리카드와 메모보고, 재정흐름 시스템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좋은 사례입니다.
우리 부가 정부 부처 가운데 최고로 일 잘하는 부처로 평가받은 것도 이 같은 혁신이 바탕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큰 숙제를 남겨두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방송통신 기구통합은 방송 선진화와 산업 진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디지털 방송 전환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방송 활성화 특별법’ 제정과 통신규제 로드맵에 따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은 반드시 이번 국회의원 임기 내에 이루어 져야 합니다.
내년 서울에서 열릴 OECD IT 장관회의는 우리나라 IT의 10년 미래를 가늠할 좋은 기회입니다.
아무쪼록 신임 장관을 잘 보좌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보통신 가족 여러분.
이 같은 모든 성과의 중심에는 여러분이 있었습니다. 취임할 때도 말씀드렸듯이,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인 만큼, 이를 주도한 정보통신부의 여러분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야 말로 세계 어느 공무원보다 앞서가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함께 일하며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고 맘껏 능력을 발휘하십시오.
그리고 서로를 아끼는 따뜻한 배려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역량이 대한민국을 튼튼하게 지탱해 왔고, 앞으로도 지켜 나갈 것입니다.
저 또한 어디에 있든, 여러분과 국민을 위해 계속 노력하면서 조그마한 힘을 보태겠습니다. 요즈음 과거 산업화 시대의 경제를 기획하고 이끌어 왔던 경제기획원 출신들의 약진이 화제가 되는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에는 정보화 시대를 기획하였던 여러분이 국가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업 일선에서 수고하고 있는 전국의 정보통신 가족 여러분과 그동안 저를 도와주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리면서, 모두의 건승과 정보통신부의 영광된 장래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