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종류는 많지만 그렇다고 특별하지도 않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겨울에는 호빵 정도로 고착화됐던 편의점 간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딱 한입에 혼을 담은 간식 전쟁이 작은 편의점 매장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편의점 간식 문화의 발전에는 1인가구수 증가가 보탬이 됐을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가구수는 500만을 돌파했다. 전체 가구 비중의 27%에 육박한다.
이 같은 1인 가구의 본격 대두는 과거 슈퍼마켓 등을 중심으로 채소, 과일 등을 적당한 용량(개수)이나 크기로 담아 파는 데 초점을 맞췄던 데서 한층 더 나아간 것이다. 지금 편의점을 누비는 이들은 혼자나 둘이 밥을 해 먹는 1인가구 혹은 초핵가족보다도 더 분자화된 이들이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거나 함께 시간을 나누기에 형편이나 시간이 빠듯한 일명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 혼술족(혼자 술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다 보니, 당초 유통업계가 1인가구 운운하면서 준비했던 2007년 무렵의 트렌드와도 사뭇 다르다.
결국 1인가구 시대 2라운드가 편의점의 성장동력이 된 셈이다. 최근 들어 이들을 겨냥한 간식거리도 족족 나오고 있다. 밥과 술마저도 혼자 먹는 상황이고 보면 당연히 군것질마저도 미니멀리즘 경향을 띤다.
편의점 간식이 따로 한 카테고리로 발전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한입에 충실한 만큼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다 보니, 당초 묶음(번들) 판매나 벌크 용량 등으로 승부를 하기 쉬운 대형마트나 다양한 층의 소구점을 모두 포용해야 하는 일반 소매점(SSM 포함)은 이를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양만 적당히 적게 담으면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미니스톱은 2008년 조각치킨류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금도 인기를 모으는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편의점만의 특색 상품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다. 조각으로 치킨을 파는 것은 전통 치킨 브랜드의 틈새를 파고 든 것이고, 이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도 동류의 제품이 나와 독창성에서는 확연히 떨어진다.
그러나 이제 작은 포장은 기본. 맛이나 재미, 건강 등 요소를 추구하는 다양한 욕망을 충족할 특이한 상품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다. 이는 기존 상품을 통째로 소비하지 못하는 데 대한 용량상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것 이상으로 간식이 발전해야만 충족 가능한 것이다. 이에 맞춰 편의점 간식 매대는 선택, 특화되고 있다.

유어스 꼬깔콘 젤리는 인기 과자와 젤리를 결합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 GS25
GS25가 롯데제과와 손잡고 '유어스 꼬깔콘 젤리'를 출시한 것이 좋은 예다. 근래 젤리 열풍에 뛰어들면서도 변화를 가미한 아이디어 짜내기의 고심이 느껴진다. 롯데제과의 인기 스낵 꼬깔콘의 모양을 본뜬 옥수수 맛 젤리에 꼬깔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짭조름한 양념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미 두 맛을 섞는 시도는 허니버터칩에서 검증된 터여서 모험이 아니다.

편의점 CU가 출시한 가쓰오 계란말이는 250g의 앙증맞은 크기라 심심할 때 간식으로도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 BGF리테일
이런 점에서 CU가 지난 7월 내놓은 '가쓰오 계란말이'는 일단 합격선을 통과했다는 평이다. 1인가구의 술안주나 한입 야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초기에 냉장 안주 1위를 차지했다.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기는 고급화된 1인 간식을 공략하는 제품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아몬드에 숙성 김치에서 추출한 열처리 유산균(nF1)을 첨가한 특별한 '요구르트아몬드'를 출시했다.
권랑이 세븐일레븐 상온식품팀 당담 MD는 "최근 맛과 건강 그리고 재미까지 담은 차별화 상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개발 이유를 알렸다.

고구마임당은 특이한 모양과 식감은 물론, 홍보 방식으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 GS25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은 삼립에서 만든 '고구마임당'. 고구마 앙금과 분말을 사용,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낼 수 있도록 했고 포장도 한입 크기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GS25에 가면 만나볼 수 있고, 최근 사람들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꽤 많은 지분을 가진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제품이다. 회사 측에서도 이를 활용, 이 채널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편의점 상품류는 일본의 다양성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답습하거나 차라리 제휴해 쓰는 데 만족할 정도로 시장 여건이나 상품 개발 관련 상황이 성숙하지 못했다.
2008년 세븐일레븐이 일본 간식전문업체 안다꼬와 계약을 체결하고 숍인숍 형태의 점포를 S까치산역점과 S우장산역점 시범오픈한 것은 그래서 신선한 시도인 동시에 일정한 한계를 갖는 어중간한 것이었다. 불과 10년도 못 돼 괄목상대를 이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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