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천진시 빈해신구 경제기술개발구(TEDA)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중국 천진공장. 이 공장 관계자들은 입 모아 말했다.
"천진공장은 전장부품 생산 전문 공장이기 때문에 제품의 완벽한 품질을 위해서는 먼지 한 톨도 용납할 수 없다."
지난 8일(현지시각) 찾아간 현대모비스 천진공장은 '미세먼지'로 이름 좀 날리는 중국에서 '타도 먼지'와 '타도 정전기'를 외치며 청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때문에 현대모비스 천진공장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의사가운처럼 보이는 회색 제전복을 입어야 하며, 머리에는 수술모자처럼 생긴 회색 제전모자를 써야 한다.

텐진공장은 전장부품 생산 전문 공장이기 때문에 제품의 완벽 품질을 위해 작은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여기에 검정색 슬리퍼 모양의 제전화를 신고 강한 바람이 나오는 에어샤워장을 통과해야만 생산라인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이처럼 천진공장은 작은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도록 까다롭고도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이뿐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천진공장의 생산라인을 외부와 완벽히 격리시키는 것은 물론, 바닥에 정전기 방지 특수처리를 하고 이를 작업자들의 머리 높이에 배치된 전선과 접선시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라인 내 정전기도 철저하게 제거 중이다.
지난 1994년 설립된 현대모비스 천진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전장부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을 내다보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구축한 전장부품 생산 글로벌 전진기지다.

천진공장은 에어샤워장을 통과해야만 생산라인으로 입장할 수 있다. = 노병우 기자
이후 지난 2005년에는 지금의 경제기술개발구에 6만4000㎡(약 1만9000평) 부지로 자리를 옮긴 후 공장규모 및 생산제품 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생산물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부지 내 제2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1공장은 멀티미디어제품, 2공장은 메카트로닉스제품을 전용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라인을 재배치하는 등 생산성 및 품질경쟁력을 위시해 전장부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만4000㎡규모(약 4300평)의 1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차분하고 조용했다. 이곳은 두말할 것도 없이 깔끔했다. 사실 공장을 떠올리면 막연하게 요란한 기계음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근로자들, 탁한 공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천진공장은 보통의 자동차 부품공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1공장에는 △오디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ICS 등 멀티미디어 제품을 생산하는 33개 라인이 구축됐으며, 최근 D-Audio(Digital Audio) 생산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천진공장 1공장은 멀티미디어제품, 2공장은 메카트로닉스제품을 전용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라인을 배치했다. ⓒ 현대모비스
D-오디오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화면을 공유함으로써 스마트폰에 설치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이다.
현재 천진공장에서 생산된 D-오디오는 북경현대에서 생산하는 중국형 아반떼인 링동과 중국 전략차종인 밍투를 비롯해 △싼타페 △IX25 △신형 투싼에 적용되고 있으며, 동풍열달기아의 신형 스포티지와 니로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준형 현대모비스 생산관리부장은 "D-오디오는 스마트폰과 미러링 기능을 지원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등의 편의기능을 오디오로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제품"이라며 "내비게이션을 장착할 필요가 없어 제품가격을 낮춘 데다 활용도가 높아 최근 출시된 차종들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공장에서 생산된 멀티제품들은 북경현대의 13개 차종과 동풍열달기아의 12개 차종에 적용되고 있으며, 생산물량 중 일부는 해외 완성차업체 및 해외 현대·기아차 법인으로도 수출 중이다.

내부곳곳에 공기흡입구와 공기배출구가 자리 잡고 있다. = 노병우 기자
이와 함께 두 번째로 들른 2공장 역시 1공장처럼 깔끔 그 자체였다. 이곳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건 공기흡입구와 공기배출구였다. 내부 곳곳에 있는 기둥 벽면에는 공기흡입구, 천장에는 공기배출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현대모비스 천진공장 관계자는 "흡입구를 통해 들어간 공기보다 배출구로 나오는 공기가 많아 공장 내부기압이 비교적 높다"며 "이런 양압 설비를 통해 외부의 오염공기 침투를 방지하는 등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1만㎡ 규모(약 3000평)의 2공장에는 기계장치와 전자장치가 융합된 메카트로닉스 장치들인 ECU를 비롯해 △차체제어모듈인 BCM △에어백 전개여부를 결정하는 ACU △주차보조 장치 PAS △운전 중 사각지대를 화면에 보여주는 BVM 등을 생산하는 19개 라인이 구축돼 있다.
이외에도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190개가 넘는 기능검사 장비가 쉴 새 없이 생산도중 발생하는 불량품들을 검출하고 있었다. 불량품이 검출되면 즉시 장비 위의 표시등을 통해 경보를 울려 작업자들이 문제를 확인하도록 한다.

천진공장은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190개가 넘는 기능검사 장비가 쉴 새 없이 생산도중 발생하는 불량품들을 검출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불량품은 28개의 설비가 갖춰진 2개의 분석실에서 원인과 개선방안을 찾는데 이용된다.
또 현대모비스는 △시뮬레이터 △항온항습기 △먼지시험기 등 총 88대의 대형 시험설비를 갖춘 시험실을 구축, 양산 돌입 전 부품에 대해 실차 사용환경을 설정해 철저한 신뢰성 시험도 하고 있다.
문경호 현대모비스 천진법인장(이사)은 "천진공장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GM, PSA 등에 ICS와 AOS를 공급하거나 공급할 예정"이라며 "생산성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중국 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로컬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