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잇따른 신차 출시와 공격적 마케팅전략을 앞세운 수입자동차들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87년 자동차시장 개방 이후 수입차의 국내점유율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판매가 20만대를 넘어서는 등 시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시장의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철옹성 같았던 독일 브랜드의 빅4 아성이 무너진 것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인증서류 조작으로 34개 차종에 대한 79개 모델이 판매중지 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설 자리가 좁아진 데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상황.

아우디·폭스바겐은 인증서류 조작으로 34개 차종에 대한 79개 모델이 판매중지 됐다. ⓒ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이에 그동안 중위권의 위치했던 비(非)독일계 수입차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더욱이 재인증 절차가 최소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달부터 본격적인 이탈 움직임이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전년동월 대비 24.0% 감소한 1만5730대. 이는 2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월 판매실적이다.
이처럼 지난달 수입차업계의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데는 30% 가까운 판매비중을 차지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량이 급감한 요인이 컸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7월 등록 대수는 425대로 전월대비 76.8%, 전년동월 대비 85.8% 감소하며 10위로 추락했다. 아울러 아우디는 폭스바겐처럼 낙폭이 크진 않았으나 전년동월 대비 42.5% 하락한 1504대를 기록했으며, 그나마 3위를 겨우 유지했다.
현재 이들의 빈자리를 놓고 포드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한국토요타가 새로운 3파전 양상을 만든 가운데 볼보자동차 코리아가 이들을 바짝 뒤쫓는 형세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중위권의 위치했던 비(非)독일계 수입차 브랜드들이 아우디·폭스바겐의 이탈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 각사
지난 6월 8위에 머물렀던 포드는 지난달 전년동월 대비 11.0% 증가한 1008대의 판매실적으로, 폭스바겐이 빠진 4강 중 한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포드는 브랜드 내 최다 판매모델인 익스플로러가 가솔린엔진 수요증가와 레저 열풍에 따른 SUV의 인기를 등에 업고 상위권 도약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1000대의 벽을 넘었다.
이와 함께 재규어 랜드로버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먼저, 랜드로버는 전년동월 대비 31.1% 증가한 847대를, 재규어는 95.9% 증가한 331대를 기록하며 각각 5위와 15위를 기록했다.
특히 재규어는 그동안 세단과 스포츠카만 생산해오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최초의 퍼포먼스 SUV F-PACE까지 선보였다. 시장분위기가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SUV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비밀병기를 내보낸 셈이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강자인 한국토요타가 친환경 바람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토요타와 렉서스로 이원화된 실적이 나오면서 순위가 밀렸지만, 두 브랜드를 합칠 경우 아우디를 밀어내고 3위로 뛰어오른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친환경을 앞세운 전략을 펼쳐왔던 만큼 렉서스는 6월보다 16.3% 증가한 741대, 토요타는 3.8% 증가한 677대를 판매했다.
이외에도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대체할 만한 디젤모델을 다수 보유한 볼보는 전년동월 대비 44.3% 증가한 453대의 판매실적을 거두는 등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는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폭스바겐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시장 지배력은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폭스바겐 여파로 디젤차 수요가 줄고 있는 만큼 약세를 보이긴 할 것"이라며 "재규어 랜드로버와 볼보, 친환경을 앞세운 토요타나 렉서스의 성장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만 한다면 시장구도의 변화는 빨라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각각의 브랜드들이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토요타처럼 친환경이라는 특화된 브랜드만의 장점이 있다면 성장세는 더 눈에 띌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