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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까르푸 성희롱 기각 “문제 있다”

성폭력상담소 공개질의 사실 뒤늦게 밝혀져

최봉석 기자 | bstaiji@newsprime.co.kr | 2006.01.09 17:42:51

[프라임경제] 까르푸 노조와 노조 상급단체인 서비스연맹이 지난해 국가인권위에 제기한 ‘직장내 성희롱’ 진정 사건에 대해 인권위가 ‘기각’ 결정을 내리자 성폭력상담소가 “조사 및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 면서 인권위에 공개질의서를 지난 6일 발송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노조와 연맹은 지난 2004년부터 2005년 상반기에 걸쳐 까르푸 면목점 노조 소속 직원 6명이 수납팀장으로부터 다섯 건의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해 7월25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같은 해 11월21일 제24차 차별시정위원회의 심의를 열어 12월5일 ‘기각’ 결정을 까르푸에 통보한 바 있다.

성폭력상담소는 이날 공개질의서를 통해 “국가인권위에 진정된 까르푸 성희롱 사건은 매우 일상적이면서 지속적으로 성희롱이 자행돼 왔다는 충분한 혐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는 각각의 사건을 개별적으로 접근해 사안의 심각성이 퇴색되고 무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위는 진정인들이 문제제기하고자 했던 전반적인 직장 내 성희롱 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는 뒤로 한 채, 각각의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만 판단함으로써 사건을 축소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며 이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 사건이 최초 일어난 시점인 2004년 11월으로부터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1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면서 “이 과정에서 몇몇 피해자나 참고인들은 승진이나 퇴사와 같은 인사이동이 있었고 이 같은 인사 조치는 당연히 수납팀장인 피진정인, 또는 회사의 권한으로 행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진이 된 피해자나 참고인들은 피진정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거나 최초 진술을 번복하는 일까지도 발생했다”면서 “이것은 피진정인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고 권력을 악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확보, 사건을 은폐시켰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며 진정인과 피진정인 사이의 직장 내 권력 관계가 사건 조사과정에 충분히 고려되었는지에 대한 인권위의 답변을 요구했다.

성폭력상담소는 또한 “직장 내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더 많은 참고인을 확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객관적 증거는 충분히 조작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저 보지 못했다거나, 듣지 못했다는 식의 소극적 진술이 구체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술과 동일한 비중의 증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국가인권위의 결정문에는 각 진술인들이 사건에 개입되어 있는 정도와 그에 따라 위치와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기보다 단지 서로 진술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성희롱의 판단 기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피해자가 느끼는 성적 불쾌감과 굴욕감”이라며, “인권위의 결정문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인 언동’이라는 이유로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왜곡된 성문화를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인권위에서 성희롱을 판단할 때의 기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공개하라 촉구했다.

이 사건을 보도한 레이버투데이에 따르면, 노조와 연맹은 지난해 7월 △“네가 처녀라 X이 나오면 안 되니까 방석을 사줬다” △“고객님, 물침대가 준비 됐으니 먼저 가서 벗고 누우세요” 등 남성 상사의 발언과 △상사가 여성 직원의 볼을 어루만진 것 △상사가 여성 직원의 허벅지를 때리고 팔뚝을 깨문 것 등 총 다섯 건에 대해 진정을 냈었다.

까르푸는 인권위의 ‘기각’ 결정에 따라 성희롱 사건으로 장기간 회사와 피진정인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입힌 노조와 진정인측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노조측은 그러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증인들을 보면, 노조 탈퇴 후 인사과장, 경리과장, 식품부장, 수납사무실 직원으로 승진한 사람들”이라며, 인권위의 조사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노래방에서 술을 잘 못 마신다는 이유로 직장상사가 팔을 깨무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김아무개씨와, 상사로부터 ‘네가 처녀니깐 X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방석을 사주는 것’이라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들었다는 박아무개씨, 회의자리에서 ‘고객님, 물침대 준비됐으니 먼저 가서 누우세요’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ㅎ아무개씨, 회식자리에서 상사가 허벅지를 만지고 때리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는 ㅈ아무개씨는 노조가 인권위에 문제를 제기한 얼마 뒤 노조를 탈퇴했다며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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