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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의 실패작 꼬리표…현대차는 고뇌 중

이례적 가격인하 소비자 반응 無…상반기 누적판매 1095대 불과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6.07.01 17:22:16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고급차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내수용 모델 아슬란이 세상에 공개된 지 어느덧 2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골칫거리다. 

지난 2014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프로젝트명 AG로 최초 공개됐을 때 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은 그랜저 후속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대차는 그해 10월 터키어로 '사자(獅子)'를 뜻하는 아슬란으로 차명을 확정지었다.

당시 아슬란은 준대형차와 대형차 사이의 새로운 세그먼트라는 특명을 받고 시장에 등장했다. 즉, 현대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아슬란을 투입함으로써 기업들의 임원차량 시장공략과 다른 모델들과의 시너지효과 등을 노렸다.

현대자동차는 출시 당시 아슬란이 국내 대형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최고급 전륜구동 대형세단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자동차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아슬란은 애매한 포지셔닝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판매량 역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아슬란은 연 2만대를 판매할 것이란 현대차의 기대와 달리 8629대에 그쳤다. 목표의 절반도 못 미치는 판매고다. 

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이 부진하는 가장 큰 원인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차급과 고가의 가격,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슬란이 플랫폼을 그랜저와 공유하는데 그랜저와 차별화도 없고 정체성이 애매하다보니 소비자들은 아슬란을 두고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섞어 놓은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틈새시장을 노렸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현대차도 아슬란을 구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혜택 및 판매조건과 적극적인 마케팅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2016년형 아슬란까지 출시하는 등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아슬란의 행보는 현대차의 이런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아슬란이 올해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 아슬란은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대비 79.5%, 전월대비로도 10.2% 감소한 15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6월까지의 누적판매의 경우도 겨우 1000대를 넘었다. 반면, 그랜저와 DH제네시스는 지난달 각각 6412대, 2711대가 판매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슬란은 매달 실적이 나올 때마다 단종, 판매중지 등의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 제네시스 G80. ⓒ 현대자동차

더욱이 현대차는 아슬란을 선보인 뒤 곧바로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공식 출범시켰는데, 첫 주자인 EQ900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6월까지 누적판매는 1만7114대.

또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이자 DH제네시스의 후속모델인 G80도 지난 6월1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래 일주일 만인 20일 5120대를 기록했을 정도로 아슬란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더불어 신형 그랜저도 오는 11월에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슬란이 이처럼 비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로서는 아슬란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떠난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이 아슬란이 됐기 때문이다. 그랜저가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아슬란의 포지셔닝을 그랜저 위로 잡았기에 그랜저를 자사의 최고급 세단으로 가져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로 아슬란이 아닌 그랜저를 지목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가 이를 인정하면 결국 아슬란이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이자 실패작이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아슬란의 판매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아슬란의 후속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후속모델의 경우 풀 체인지 보다는 부분변경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월 1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는 만큼 새로운 모델로의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의 후속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제원 등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반기에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와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출시 시기는 신형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떨어지고 법인차량의 교체시즌이 다가오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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