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지난달 25일, 인천 문학구장. 3만 4백여 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누군가의 이름을 연호했다. 바로 SK와이번스의 이만수 코치. 만루 홈런을 친 타자도 삼진 아웃을 잡아낸 투수도 아니건만 관중들은 빨간 스트라이프 팬티만을 몸에 걸치고 수줍게 야구장을 한 바퀴 돈 이 코치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코치가 선수들에게 열심히 뛰어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도록 하라고 당부하며, 본인 역시 팬들이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각오를 유쾌한 누드쇼(?)로 증명해보였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외면 당해가는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한 이 한 야구코치의 애끊는 열정에 팬들이 박수를 보낸 것이다. 한 명, 한 명 야구장을 찾아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학교운영의 어려움을, 학부모와 학생은 원하는 교육의 부재와 잦은 교육정책 바꾸기를 문제 삼는다.
어디 이뿐인가. 사교육으로 대표되는 학원은 학원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표출한다. 학원이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돕고 보다 다양한 지식과 기술 학습을 요하는 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 특화된 교육기관으로 그 역할이 보다 중요시되고 있건만 정부가 학원을 공교육의 반하는 교육기관으로 정의하고 학원수업시간을 제한하는 등 학원 죽이기에만 전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공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체 사교육비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해외유학과 불법 고액 개인과외, 음성화 된 과외방 등을 근절시키는 데는 뒷짐이고 말이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2008학년도 대입 내신 반영 방법을 둘러싼 문제도 그렇다. 뭐 하나 수긍이 가지 않는 쪽은 없다. 고교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는 내신등급 위주의 학생선발이 갖는 문제점을 전면 수정하고 고급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대학 측이나,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내신 반영의 축소를 절대 불허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 어느 하나 당위성을 갖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쪽은 없다.
하지만 위 논란은 실속 없는 껍데기 싸움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모든 문제와 불평, 불만 그리고 싸움 속에 정작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누구하나 책임지려고도, 누구하나 앞장 서 교육환경과 문화를 바꿔보고자 나서는 사람이 없이 서로 탓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매너리즘에 빠져 대중에게 외면 받는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해 팬티바람으로 뛰쳐나오는 이 코치와 의지를 다잡고 더욱 멋진 경기를 선사한 선수들과 같은 열정과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양준혁 선수(삼성)처럼 선수 개인이 자비를 털어 자동차 경품을 내놓고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끄는 살신성인의 자세가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이라는 경기장에 관중이 꽉 들여 찰 일도 열렬한 환호성이 울려 퍼질 일도 만무하다. “이만수를 보러 인천 문학 야구장에 갑시다”하는 캠페인처럼 자구적으로 교육을 살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날 리도, 교육발전을 위한 행진에 동참할리도 없다.
오히려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서로 헐뜯기만 끊임없이 반복되며, 적당한 해결책도 찾지 못한 채 불법 고액과외와 해외 유학을 더욱 부축이고 이로 말미암아 가정 경제의 악화와 가정의 파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양산할 것임이 틀림없다.
반성해 봤으면 한다. 교육자, 우리 스스로가 교육을 살리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봤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권장악을 위해 정책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들이 어떠한 혼란과 고민 없이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말이다.
또한, 교육계 종사자는 종사자들대로 각 소속 기관의 입장과 이익을 위한 목소리 다툼이 아닌 교육기관으로서의 원 목적과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공교육과 사교육을 가룰 문제가 아니다. 학원운영이 어렵다 어렵다해도 성공하는 학원은 온오프라인을 장악하며 학원세를 확장하고 있으며, 학교교육의 질적인 측면이 부족하다 지적받아도 안양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이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한데 뭉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내는 학교가 있다. 같은 어려움 속에 놓여있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인지하고 그 틀 안에서 변혁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성과이다.
야구와는 달리 최근 씨름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씨름이란 종목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을 어떻게든 되돌려보려는 노력 없이 이종격투기 등 유사 스포츠로의 진출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 야구판이 될 것인가, 씨름판이 될 것인가.
이는 정부도 어떠한 교육기관도 아닌, 그 안에 속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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