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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걸어다니는 진로 나침반" 설동룡 전국대학교취업관리자협회장

28년 취업시장 산증인…국내 최초 '취업 전산망' 시스템 개발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6.03.14 16:38:52

[프라임경제] 볼펜으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 취업센터 역시 직접 구인기업에 직접 발로 뛰며 취업지원에 나섰다.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쓴 입사지원서의 추억은 불과 30년이 채 되지 않는 시절의 이야기다. 팩스와 전화기가 전부였던 30년 전의 취업시장은 SNS와 디지털의 진화로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지금도 대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설동룡 전국대학교 취업관리자협의회 회장은 하루 몇만 장의 입사지원서를 일일이 검토하던 시절부터 디지털 취업시장에 접어든 현재까지 대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해 몸담고 있다.

오랜 기간 재임하면서 겪어왔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직접해결하고자 국내 최초로 취업전산망을 구축하기에 이르렀고, 학생들이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책의 내용을 핸드폰 속에 넣어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진로가이드 앱'을 개발하는 등 28년간 그의 취업지원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설동룡 전국대학교 취업관리협의회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속가능 일자리 연계 중점…유지취업률 91.4%

전국대학교 취업관리협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설 회장은 현재 한국해양대학교 취업센터에서 대학생들의 취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설동룡 전국대학교취업지원협의회 회장. ⓒ 한국해양대학교

특히 한국해양대학교는 부산지역에서 '취업의 질'이 가장 좋은 대학으로 조사됐다. 졸업생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 '다'그룹에서 한국해양대학교가 91.4%로 가장 높은 유지취업률을 기록한 것.

유지취업률은 대학이 임시직을 취업률에 반영하는 편법을 막고자 교육부가 지난 2012년에 도입했다.

매년 6월 직장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취업률을 조사한 뒤 3개월 뒤인 9월(1차)과 6개월 뒤인 12월(2차), 9개월 후인 이듬해 3월(3차), 12개월 후인 이듬해 6월(4차) 등 이후에도 건강보험 가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 조사해 취업 지속 여부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 조사에서 한국해양대학교가 91%가 넘는 유지취업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연계'를 무엇보다 중요시 생각하는 설 회장의 진로방침에서 비롯된다.

취업지원 초기 당시 보험, 영업, 교육관련 회사들의 비교적 높은 연봉의 조건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연결했지만 이들은 곧 1년 내 이직을 하거나 실업상태로 돌아왔다.
 
이에 설 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생들이 평생직장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무연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험 및 영업, 교육관련 회사들의 취업설명회 요청을 거절했다. 이러한 설 회장의 방침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설 회장은 "고용노동부의 취업 정의는 2주 이상 근무를 하고 급여를 받을 때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한국해양대학교는 자기의 삶을 유지할 수 있고 직업관이 될 수 있을 때 취업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해양대학교에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자동차 판매, 보험 등 영업 관련 설명회이다. 이들 기업에 취업을 연결할 경우 학교차원에서는 단기간 취업률을 높이는 성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학생들이 취업을 유지하는 비율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취업률 높이기보다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직장을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이들 기업 채용 박람회 및 설명회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러한 한국해양대학교의 확고한 원칙은 10명 중 9명 이상이 안정적으로 취업을 유지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5분 상담·길거리 상담 착안 '진로가이드 앱'

직접 손으로, 발로 뛰어야 했던 80년대 취업시장에서 설 회장은 지금의 취업포털의 모델이 된 '취업전산망' 구축을 진행하게 된다. 지난 1994년 처음 채용박람회가 코엑스에서 진행될 당시, 전국적으로 많은 취업준비생이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코엑스로 몰렸다.

지방에서는 버스를 대절해 대규모로 이동했으며 채용박람회장은 구직자들이 접수한 원서들로 가득했다. 이에 설 회장은 구직자에게는 시간을 절약하고 손쉬운 입사지원을, 구인기업에는 한눈에 구직자 정보 파악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한국해양대학교 전경. ⓒ 한국해양대학교

연구개발 예산 80만원이었던 당시, 설 회장은 1000만원 예산을 받고 전산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6개월 안에 완성되면 포상을, 하지 못하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다소 위험한 프로젝트였다.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한 프로젝트 개발과정은 6개월 안에 성공리에 마치게 된다. 그 결과 △학과 △학교 △기업 △부서 △분야별 코드를 개발해 클릭 한번으로 구직자와 기업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이는 디지털 취업전산망 1회 모델이란 성과와 함께 대학평가 1위의 영예도 뒤따랐다.

국내 최초 취업전산망 개발을 비롯해 설 회장의 활동은 디지털 시대에 맞게 한 번 더 성장한다.

설 회장의 취업지원 활동은 사무실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5분 상담을 진행하기로 유명하다.

그 과정에서 설 회장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펴낸 진로가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설 회장은 진로가이드를 학생들이 수시로 보는 핸드폰 속에 넣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앱' 개발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무려 진로가이드 3권에 달하는 분량을 핸드폰 안에 넣는 '앱'을 개발해 현재 한국해양대학교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을 통해 진로가이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진로가이드 앱 개발은 학생들의 호응도가 좋아 부산시에서 개발 비용을 전액지원, 모든 부산지역 대학에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 또다시 한국해양대학교는 지난 2012년 대학평가 1위를 차지했다. 

설 회장은 "앱 개발을 통해 형성된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는 모두 양보할 생각이다. 현재 부산지역 내 대학에서만 앱 개발이 진행되지만, 향후 모든 대학교 학생들이 앱을 통해 편리하게 진로설정이 가능해지길 희망한다"고 첨언했다. 

◆"NCS 직무 중심 채용에 대비해야"

'국내 최초 취업전산망 개발' '대학 최초 진로가이드 앱 개발'과 함께 설 회장을 나타내는 수식어가 또 있다. 고용노동부나 교육기관에서 흔히 사용되는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의 원조가 바로 설 회장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대학교의 '진로가이드 앱' 화면. ⓒ 한국해양대학교

처음 불특정다수 학과·학부에 대해 공통적으로 취업캠프, 설명회를 진행하다 보니 취업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간과 비용낭비, 학생들과의 트러블도 발생하게 됐다.

이에 설 회장은 분야별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학부·학과별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게 된다.

그 결과 평균 취업률이 기존에 비해 무려 1.3%가 상승하게 됐다. 특히 불필요한 준비를 없앰으로써 학생들은 취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다. 최근 구체화된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의 기본 원칙을 앞서 시행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설 회장은 전국대학교 취업관리자 협의회 회장으로서, 학생들의 성공적 취업을 위한 취업관리자의 역할 중요성도 피력했다.

특히 NCS 직무 중심 채용 대비와 취업준비생들에게 내적인 동기부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조다.

설 회장은 "최근 스펙초월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토익, 자격증, 어학연수 등의 불필요한 스펙에서 탈피해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NCS의 도입으로 직무별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을 미리 확인하고 이에 맞춰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취업관리자들은 학생들에게 NCS활용법을 자세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대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도전의식, 열정, 자신감 등을 심어줘야 한다. 강제 수용소에서도 희망을 찾은 빅토르 프랭클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며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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