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름은 흔히 조상으로부터 받지만 호는 자신이 붙인다. 이름이 태생적으로 타고난,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 같다면 호는 자신의 의지와 사상, 성격을 담아 개성적인 삶의 지표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조선 선비들은 호를 애용했다. 그러므로 조선 선비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라면 반드시 그 인물의 호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 다산초당
백성의 아픔을 십분 이해하려고 몸부림쳤던 리더층인 선비들이 있었기에 조선은 여러 차례의 전쟁과 난국을 딛고 500년의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호를 연구한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에는 세상의 아픔을 끌어안고 깊이 고민했던 선비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 책의 저자인 한정주 역사평론가는 선비들의 목소리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옛 문서들을 하나하나 현대적으로 풀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직접 진행했다.

한정주 역사평론가의 글쓰기 자산은 20년여를 읽어온 폭넓은 서책과 뇌룡재라는 모임을 통한 연구 교류의 시너지 결과다. ⓒ 한정주 작가
고전과 역사를 연구하는 모임인 '뇌룡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에도 이미 '한국사 전쟁의 기술'과 '조선의 거상, 경영을 말하다' 등 역사 속에서 오늘까지 빛을 발하는 교훈을 추출해 내는 노작들을 여럿 집필, 세상에 내밀어 왔다. 이런 경험을 통해 이번 책에서 선비들의 호를 통해 조선의 엘리트들이 가졌던 사상의 정수를 맛볼 수 있도록 깊이와 재미를 모두 잡았다.
다산초당 펴냄,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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