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어느 어린이 놀이터에서 발견한 낙서입니다. 상소리를 극히 절제해 사용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디스(Diss)를 저렇게 극대화할 수 있다니 참으로 감탄스러웠는데요. 낙서 그림의 정밀도나 필체의 수준으로 볼 때 초등학교 학생쯤의 작품일 텐데, 그런 어린이들에게도 월요일은 직장인이 느끼는 것 못지 않게 부담스럽고 싫은 최악의 시간인 모양입니다.
실제로 "애들이 무슨…"이라며 과거 무시됐던 '어린이 월요병'이나 '신학기 증후군' 같은 개념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것으로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와 이를 위시한 우울증 및 관련 신체적 반응 등이 엄연히 실존한다는 것을 의학계에서도 주목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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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같다"는 표현은 직장인뿐 아니라 어린이 사이에서도 심각한 스트레스로 여겨진다. 문제는 이런 학업 스트레스가 어린이들의 심신을 좀먹는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 임혜현 기자 | ||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우울증은 주의력결핍 등 다른 병에 못지 않게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을 갉아먹는 심각한 요인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청소년 우울증은 2009년 2만8129명에서 2012년 3만2303명으로 15% 증가했다고 합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와 보건당국이 조속히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상담 프로그램 및 약물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사회다 보니, 그 여파도 점점 어린 세대에게 내려가고 있죠. 그래서 어린이들이라 해서 월요일이 마냥 기다려지는, 그저 신나게 놀기만 하면 되는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어른들이 아이들의 우울증이 심각한 요인이라는 걸 인정해주고 함께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월요병이 공공연하게 수면 위까지 부상하는 상황은 조금 줄일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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