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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8.29 17:11:34

[프라임경제] "네가 내 가슴 속에 있어, 기어코 살아겠지, 나는."

세월호 사건을 모티브로 짧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다룬 소설이 나왔다.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은 약관 21세의 이주희씨가 쓴 작품이다. 사촌에게 성폭력을 당해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여주인공 주희는 결국 투신을 시도하지만 큰 부상만 입고 다시 깨어난다. 고통스러운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입원 생활 중에 봉사 활동을 하는 밝은 젊은이 재영을 만난다.

재영은 그 자신이 여생이 길지 않은 말기 암 환자. 재영을 통해 주희는 마음의 상처를 점차 극복하게 되고,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사랑을 확인하러 떠난 여행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배가 좌초되는 사고로 중단된다.

홀로 구조된 주희는 재영을 기다리면서 참사 수습 과정의 각종 무책임한 행태를 목격하게 되지만, 결국 마음 속에 영원히 재영을 새기기로 한다.

이 책은 특히 연인을 잃은 여성의 시각에서 사고 과정의 각종 부조리를 전해 눈길을 끈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국민적 공분을 산 여러 문제점들을 생생히 반영했다.

   Ⓒ 매직하우스  
Ⓒ 매직하우스
특히 이 같은 정서는 성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울분과도 맞닿도록 배치돼 있다. 주인공 주희는 친족간의 문제라는 이유로 쉬쉬하며 덮어버리는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으로 괴로움을 당한 인물로, 다시금 재난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분노로 몸서리치게 되는 비극적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영과의 추억을 통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재영이 두번째 상처의 원인이지만 동시에 첫번째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주희의 심적 성장으로 담담하게 마무리되는 말미가 인상적이다.

매직하우스 출간. 정가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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