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기업 상당수가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3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기업은 67.2%에 달했다. 반면 '도움이 안 됐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여성인력의 강점'(복수응답)으로는 48.9%가 '성실성과 책임감'을 꼽았으며 이어 '조직 내 친화력' '창의성'이 각각 44.9%, 28.2%였다. 승진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없다'는 기업이 69.3%로 '차이가 있다'(30.7%)는 응답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여성인력 활용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입직원 채용 시 남녀 성비는 '75 대 25'였으며 여전히 남성 비율이 훨씬 높았다. 향후 여성인력 채용규모 역시 '늘리겠다'는 기업은 15.8%로 저조했으나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84.2%였다.
아울러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복수응답)로는 기업 44.6%가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과 경력단절'을 꼽았다. 차순위는 '야근·출장 등에서 업무상 제약'(29.7%), '여성인적자원 개발과 관리 노하우 부족'(18.6%) 등이었다.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업무공백과 경력단절'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 것은 출산·육아휴직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체인력 채용비율은 5% 안팎에 그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비용도 문제지만 한시적으로 일하면서도 믿고 쓸 수 있는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현실적인 제약도 대체인력 사용이 저조한 이유다.
결국, 결원이 발생해도 조직 내 업무 재배치를 통해 인력부족을 해결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며 여성인력의 비중을 늘리는 것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지원을 위해 지난달부터 '서울시 여성 대체인력지원센터'를 5개 권역별로 설치 운영 중이다.
여성 대체인력지원센터는 보육교사를 비롯해 △일반사무 △회계경리 △교육 강사 △디자인 △보건·복지 등의 기본 직무교육을 받았거나 경력·자격 보유자를 대상으로 대체인력풀(pool)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체인력으로 일하고 싶은 여성과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신청을 수시 접수하고 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 대체인력지원센터가 활성화돼 직장에서 눈치 안 보고 맘 편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고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 증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복수응답)으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출산·육아 관련 사회적 지원'이 54.5%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여성 리더십 교육 등 여성 관리자 육성 관련 교육 지원'(35.9%), '임신·출산·육아기 경력단절 예방'(17.3%) 등이 뒤를 따랐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시대 및 산업의 소프트화·서비스화 시대를 맞아 기업이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는 업무를 정형화·효율화해 장시간 근로를 하지 않도록 업무시스템을 개선하고 업무성과만으로 평가하는 인사평가시스템 등 선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는 보육시설·방과후학교 확충 등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