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가 상임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낙하산' 논란에 다시 휘말렸다. 거래소는 김성배 상임감사위원 후임으로 최근 권영상 변호사를 내정한 것이 알려지며 권 변호사의 과거 정치권 활동 경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가운데 거래소 역시 핵심보직인 상임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고심해왔다. 전통적으로 거래소 감사위원은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사실상 독점했던 만큼 이번에는 구태를 깨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탓이다.
◆여당 출신 인사 '핵심보직' 상임감사 내정
올해 초부터 업계 관심을 모았던 거래소 신임 상임감사위원 공개모집에는 학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몰리며 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과거와 달리 관료 출신이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원자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권 내정자의 등장으로 '관피아'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정피아(정부·정권 관련인사+마피아)'가 꿰찬 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실상 피할 수 없게 됐다.
권 내정자는 과거 한나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여당 경선에서 낙선했다. 2008년 총선에서는 경남 창원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나섰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경남선대위 정책본부장을 역임했다.
거래소는 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권 내정자의 신임 상임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23일로 일정을 미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이 잡힌 가운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일정이 지연됐다는 이유다.
거래소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위원회 소속으로 유가증권시장을 비롯한 거래소 각 시장 관련 감사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감사실의 보좌를 받아 △경영지원본부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등 핵심 부서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며 임직원 직무감찰 및 공직기강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거래소, 공공기관 틀 벗고 낙하산 막을까?
이런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이날 "7월 중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사실상 증권사들이 주요 지분을 보유한 민간회사다. 그러나 증권시장 관리와 감시, 규제 등 공적업무 영역이 포함되고 독점적인 사업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만약 거래소가 공공기관 꼬리표를 뗀다면 증시 상장도 가능해진다.
특히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계기로 경영자율성이 보장되는 만큼 정치권, 관료 출신 인사들의 '낙하산 유입'도 잦아들 수 있다. 거래소는 올해 1월에도 공공기관 해제 여부를 두고 당국과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올 초 산은금융지주,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은 금융업 특성상 경영 자율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었다.
한편 이날 거래소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김신 SK증권 사장이 거래소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임기만료됨에 따라 후임으로 투자매매, 투자중개업자 대표 비상임이사직을 맡게 됐으며 임기는 2년이다.
거래소는 또 코스닥시장위원 및 코스닥시장본부장 겸임 내용을 담은 정관내용 일부 변경을 승인했다. 통합본부장은 역시 23일 주총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분부장이 통합본부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거래소 이사회 하부조직이었으나 작년 10월 코스닥시장의 독자적 운영기반 확립을 목표 삼아 독립조직으로 떨어져나왔다. 그러나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시장 운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렸고 거래소는 본부장 겸임 체제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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