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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합병-조정 통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6.03 08:31:40

[프라임경제] 대기업이 일감몰아주기 자체를 줄이기보다 계열사 간 합병이나 사업조정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거나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을 낮추는 등의 방식을 내세워 규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4년도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37개 그룹 1171개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05개사(9%)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할 때 기업 수는 117개에서 12개가 줄었고, 삼성에버랜드 등 사업부문 조정에 따른 실적이 2013년도 공시에 반영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공정위의 규제망을 벗어난 회사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14일 발효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발맞춰 대기업 그룹이 오너 일가 지분을 줄이거나 사업조정 등의 방법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위법행위 조사 및 제재)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CEO스코어는 풀이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GS며, 전년 13개에서 지난해 10개로 3개가 감소했다.

GS그룹은 방계인 승산에서 승산레저·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를 합병하며 규제 기업 수를 줄였다. 두 회사는 미성년 주식부호로 유명한 허석홍·정홍 형제가 각각 35%와 100%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엔씨타스도 내부거래 비중을 38%에서 8%로 줄이며 규제망을 벗어났다.

SK는 규제 대상 기업을 4개에서 2개로 줄였다. SK텔레시스는 대주주일가 지분율이 40.8%에서 18.8%로 낮아졌고, 지분율 38.8%의 SK디앤디는 변동이 없었으나 내부거래 비율이 24.2%에서 6.9%까지 감소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은 대주주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율이 45% 이상이던 삼성SNS가 삼성SDS에 합병되며 규제 계열사가 1개 줄었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제일모직으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패션사업을 넘겨받고, 에스원에 건물관리 사업을 양도하는 등의 사업 조정을 실시했지만 지난해 공시에 반영되지 않아 추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CEO스코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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