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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조참가 철회 선언…휴전 선언 이상의 의의

'공단 아닌 사실상 삼성과의 싸움' 비판 수용…유리한 카드 포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5.14 11:03:11

 [프라임경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삼성전자의 전향적 입장 표명으로 중재기구에 의한 보상 추진 등 추진 궤도에 곧 올라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산재소송에서의 보조참가 철회 입장이 갖는 의미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나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백혈병 문제에 대한 유가족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의 4월9일자 기자회견 내용 전면 수용 입장을 밝혔다. 중재기구에의한 보상 기준과 대상 규정 및 반도체 사업장 안전에 대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띤 기관에 의한 진단 실시 등이 그것이다.

반올림의 직접 교섭 요구 등 내부적 혼선이 없지 않았으나, 이런 문제가 대체로 해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로서는 가급적 빠르게 제안에 응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산재소송에 보조참가하고 있는 일부 관여 상황을 철회한다고도 밝혔다.

보조참가, 컨설팅 결과 발표와 함께 '대표적 불만 대상'

소송에서 당사자가 아닌 제3자는 의견 진술 등 개입이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소송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도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의 승소를 위하여 소송에 참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보조참가라고 한다.

반올림은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집단 산재 신청을 근로복지공단이 불승인하자 지난해 1월부터 불승인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해 왔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로서는 산재소송 승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으므로 보조참가를 할 자격이 생기는 것. 법률상 근거있는 참여지만, 피해자 가족이나 반올림 등에서는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인데 실상은 피고 보조 참가인인 삼성과의 싸움으로 번졌다는 불만이 강하게 나올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삼성 측은 2011년, 서울행정법원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근로자들의 유족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내리자(산재 인정) 소송의 당사자인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할 경우 1심과 마찬가지로 보조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런 방침이 나올 무렵, 삼성전자는 미국 안전보건 컨설팅회사인 '인바이론'에 의뢰해 진행한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 삼성 환경이 백혈병과 무관하다고 나왔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었다.

삼성의 막강한 능력이 대외적으로 표시되는 창구 내지 방법으로 산재소송의 보조참가와 컨설팅 업체에 의한 인과관계 규명이 지목되는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자금력과 인력 등을 총가동하면 삼성을 직접적으로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이 같은 실질적 위력을 발휘해 온 산재소송의 보조참가를 철회한다는 선언을 한 점은 휴전으로 무기를 잠시 내려놓는다기 보다도 항구적인 무기의 포기 절차로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제3의 기구에 보상과 관련한 객관적이고 공장한 판단을 구하기로 한 만큼, 삼성 측에 유리한 판단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을 내려놓는 등 진정성을 보이기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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