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상 구두를 주문했다. 20분 뒤 테이블 위 3D프린터가 작업종료 멜로디를 울렸다. 주문한 구두가 완성됐다. 설계도 그대로 재현된 구두는 신어보니 더 마음에 든다."
3D프린터를 이용한 획기적인 쇼핑문화가 현실화할 날이 머지않았다. 국내업체 TPC메카트로닉스(이하 TPC)가 200만원대 보급형 3D프린터인 '파인봇(FINBOT 9600)'을 출시하고 이달 말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3D프린터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3D프린터계의 '밀리언셀러'로 보급형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미국 메이커봇(Makerbot)의 '리플리케이터2(Replicator2)'가 400만원대에 육박하니 가격 경쟁력은 일단 확보한 셈이다.
◆'세계 판매량 1위' 메이커봇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
지난 18일 엄재윤 TPC 대표는 인천 제1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제품인 파인봇 시연회를 실시했다. 가격뿐 아니라 월등한 성능을 직접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시연회는 파인봇과 리플리케이터2에 각각 30mmx30mm 규격 모형물 인쇄를 동시 실행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 파인봇은 44분 만에 작업을 마쳤고 리플리케이터2는 48분이 걸렸다. 정밀함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파인봇이 29.95mmx30.05mm로 규격오차가 0.05mm였던 것에 비해 리플리케이터는 29.70mmx30.16mm로 각각 0.3mm, 0.16mm의 비교적 큰 오차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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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재윤 TPC메카트로닉스 대표가 18일 인천 제1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사 보급형 3D프린터인 '파인봇'을 시연하고 있다. ⓒ TPC메카트로닉스 | ||
이런 자신감을 앞세워 TPC는 3D프린터 개척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1979년 설립돼 공장 자동화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진 회사는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했다. 현재는 공장 자동화 핵심부품인 공압기기 부품과 각종 장비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모션콘트롤 제조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인천과 충북, 부천, 중국 상해 등에 5개의 공장을 가동 중인 TPC는 오는 6월 경인 아라뱃길 물류단지 내 전용공장 신축을 앞두고 있다. 현재 65% 이상 공정이 진행됐으며 7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최근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국시장이 회사의 주력 활동무대다. 엄 사장은 "회사의 간판 상품인 공압기기와 모션콘트롤 부품은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는 중국 산업계에서 꼭 필요한 핵심장비"라며 "현재 매출 비중에서 각각 71%, 18%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회사는 지난 2012년 79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6억원의 영업이익과 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회계연도가 변경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는 433억원의 매출과 12억원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6억1000만원을 기록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시장 잡고 실적개선 이룰 것"
지난해 순이익이 다소 줄어든 것은 중국 신공장 건설과 신사업인 3D프린터 사업부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3D프린터 신제품 출시와 영업망 확대로 초기 단계인 국내 3D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가 2012년 발행한 자료를 보면 세계 3D프린터 시장은 2011년 17억달러(약 1조1423억원)에서 오는 2015년 37억달러(약 3조8400억원)까지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1년에는 108억달러(약 11조2100억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2012년 기준 국내 3D프린터 판매량은 700여대에 불과해 세계 시장 비중에서 약 2.2%에 그칠 정도로 미개척 상태다. 이런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TPC는 작년 10월 3D프린터 제조업체인 애니웍스의 지분 50%를 인수해 제품 생산 노하우를 갖췄다. 파인폿 출시는 TPC의 새로운 신 성장동력 불씨를 당기는 방아쇠인 셈이다.
엄 대표는 "올해부터 3D프린터 관련 수익이 매출에 집계되는 만큼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며 "3D프린터가 디자인은 물론 항공, 건축, 제조업 등 거의 대부분 업종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돼 올해에는 45억원 정도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생산 가능한 물량은 월 200대 정도지만 아라뱃길 신공장이 완공되면 오는 7월부터 월 300~400대, 연간 4000~5000대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기존 공압기기 및 모션콘트롤 제품 영업망은 고스란히 3D프린터 영업망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엄 대표는 "전국 380개 대리점 중에서 경쟁력과 접근성을 가진 곳을 골라 3D프린터 특화대리점으로 구축할 예정"이라며 "3D프린터 판매뿐 아니라 제품 인쇄에 필요한 디자인 파일 및 관련 프로그램 판매와 3D프린터 출력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국내 유일의 3D프린터 관련 포털사이트 '3D허브'도 TPC의 강력한 무기다. 이 사이트는 3D프린터 판매와 교육, 사후관리(AS)를 아우르는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엄 대표는 소액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에 대해 확고한 각오도 전했다. 회사는 회계연도 변경 전인 2011년과 2012년 모두 3억원 이상을 현금배당했다. 배당성향은 각각 12.80%, 14.20%로 높은 편이다.
엄 대표는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에게는 앞으로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현금배당을 통해 이익을 나눌 것"이라며 "'TPC에 투자하면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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