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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재계·노동계 미칠 영향은?

'방긋' 제조업 종사자 vs 특수 근로자 '침울'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4.04.21 15:12:35

[프라임경제]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안 초안이 나오면서 '근로시간 단축' 이슈가 재계와 노동계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촉구하는 반면 재계는 유예기간을 두거나 기업 규모에 맞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이하 노사정 소위)'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고 2016년부터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현재 68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휴일근로 16)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연장근로 12)으로 단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재계는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떠안게 될 부담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 중이며 마땅한 대책 마련도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반드시 기업부담 완화정책도 입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가 인건비로 기업 7조6000억 부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사측과 노조의 입장 차가 명확히 갈려 이에 따른 업계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기업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떠안아야 할 부담이 만만찮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휴일·연장근로 수당을 중복으로 할증할 경우 추가 인건비 부담이 연간 7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동계 역시 실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하락 우려가 크다. 근로시간 단축 때 휴일근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약 13.1% 감소, 이를 연간 급여로 환산할 때 466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한국고용정보원이 장시간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미스매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83.5%가 '노사갈등 우려와 더불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임금이 줄더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답변은 9.2%에 불과했다.
 
이렇듯 노동계는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기본급을 올려 현재 임금수준에 맞춰 달라는 바람을 전하고 있지만, 재계 또한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연이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 임금 감소… 특수 근로자는 증가
 
"우리 같은 생산직 근로자는 근로시간 단축, 물론 좋지만, 그보다 임금이 중요합니다. 둘째 자식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데, 한푼 두푼도 절실한 상황에서 이마저 줄어든다면…."
 
현재 제조업에서 2년여째 근무 중인 A씨(41세·남). 그는 근로시간 단축이 문제가 아니라 임금 감소에 따른 피해가 더 걱정이라고 울상을 짓는다. 이처럼 생계유지도 어려운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입게 될 타격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근로시간 적용 근로자는 633만명으로 이는 전체 근로자 중 53%에 이르는 수치다. 특례업종,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엇보다 52시간 근로가 시행될 경우 근로시간 적용 근로자 633만명 가운데 62만3000명 정도가 변화를 체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가 많고 상여금이 고정된 제조업 근로자는 연장근로가 제한돼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전반적 임금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반해 병원 근로자 등 평일에 정해진 시간만 근무하고 휴일 근로가 종종 있는 업종의 특수 근로자는 임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휴일에도 일하게 되면 통상임금의 100%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연이은 협의 실패, 21일 법안소위 열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최승훈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현재 법안 추진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 어떤 판례가 나올지 지켜보는 중"이라며 "해당 법안과 관련해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한 다른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안정과 활성화를 위해 올해 833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올해부터 새롭게 △설립투자 비용 △컨설팅 △인건비 지원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용센터를 통해 기존 근로자의 임금 감소 부분도 지원한다는 것.
 
정부의 이런 방침에 노사 양측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에 동의했지만 사용자 측에서 산업 현장의 충격 완화를 위해 노사 합의 때 추가 8시간 연장근로를 주장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노조 측은 여기 반대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실정이다.
 
노사정 소위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현안의 입법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내 아무런 성과 없이 15일에 이어 17일 활동 또한 종결됐다. 그렇지만 노동 관련 법안 안건이 노사 간 최종 논의에서 이뤄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21일 법안소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1, 2년 유예하는 쪽으로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지만 노동계가 즉각 시행을 강력히 요구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만큼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협상 결과가 과연 산업전반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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