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초 일어난 카드사 정보유출 악재는 세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2차 피해는 없다'던 금융당국은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란 명목으로 갖가지 대책 방안을 내놓았지만 파생된 유출 사고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최근 1억건의 정보유출 외에도 POS단말기 해킹 탓에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카드정보유출 사고 100일을 맞아 지난 세 달간의 사건사고를 점검했다.
◆재발방지대책 무색케 하는 잇단 정보유출
지난 2011년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하나SK카드가 정보유출로 논란을 겪은 지 2년 만에 또다시 대형 정보유출 사건이 일어났다. KCB 직원 박모씨가 NH농협, KB국민카드, 롯데카드 고객 정보를 불법 유통해 일어난 이번 사고는 무려 1억명의 정보가 흘러나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각 카드사 대표는 '대국민 사과 발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카드 비밀번호와 CVC등 신용카드 결제에 필요한 핵심정보는 유출되지 않아 2차 피해 및 유출은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대부업체로 일부 정보가 세어나간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곤혹을 치렀다.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카드 3사 대표와 임직원이 일괄 사퇴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연장선상에서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개인정보 유출 과태료를 600만원에서 최대 50억원으로, 유출 당사자는 최고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설상가상으로 포스단말기 관리업체 서버를 해킹해 320만건의 카드 거래 정보를 빼낸 일당이 적발됐다. 이 중 유출된 개인정보는 총 20만5000건으로 조사됐다.
제휴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로는 그간 정보유출 사고가 없었던 신한카드가 3만5000건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10개 은행 겸영 및 전업 카드사 중 최다였고 국민카드 3만3000건, 농협카드 3000건에 이르렀다.
◆카드사 피해 눈덩이… IC카드 단말기 도입 정체
정보유출로 인해 3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카드 3사의 경우 피해액만 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정보유출로 고객 신뢰도가 하락한 것까지 합친다면 손해는 추정이 어려울 정도다. 아울러 이번 사고로 카드사 이미지가 실추되며 다른 카드사들도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정보유출 대응책으로 'TM(텔레마케팅)영업'을 규제하고 나서며 향후 이에 따른 손실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2016년부터 전 신용카드 가맹점의 직접회로(IC)단말기 사용을 의무화했다. 포스단말기는 매출내역 및 고객관리 등을 위해 가맹점 단말기에 카드결제승인 관련 정보를 저장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보유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POS단말기를 많이 사용하는 일반·대형가맹점에 대해 오는 12월까지 IC단말기 전환을 유도하고 단말기 교체비용 부담이 큰 영세가맹점의 경우 각 카드사가 내년까지 총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교체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기금 조성 과정에서 카드사가 밴(VAN)사의 참여 필요성을 주장하며 기금조성 방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국 가맹점의 포스단말기의 IC단말기 전환율은 5%에 불과하다.
◆'정보보안' 앞세운 카드업계 신뢰회복에 최선
잇단 정보유출로 국민들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신뢰도는 이미 바닥에 처박혔다. 각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으로 신뢰 쌓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실추된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는 장기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내달 16일 영업정지 해제와 함께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영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더라도 개인정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국민들을 고려할 때 실적 악화와 수익 감소 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한 카드 3사 새 수장들도 취임사에서 '신뢰회복' '고객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당분간 고객 신뢰회복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덕수 KB국민은행 사장은 취임사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힘겹고 어려운 위기의 시간을 보냈다"며 "고객정보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근본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신임 대표로 취임한 채정병 사장도 "모든 활동은 고객정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보안시설과 절차를 보강해 고객정보가 물 샐 틈 없이 보호되도록 해야 한다"며 "조만간 정보 보호와 관련해 외부 컨설팅업체를 섭외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