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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장 '제동 걸린 장기집권' 어떻게 타파할까?

잇단 고객 정보유출에 실적 악화로 타격, 꺼내든 카드에 이목 집중

김병호 기자 | kbh@newsprime.co.kr | 2014.04.11 13:37:03

[프라임경제] 하영구 은행장의 장기집권에 제동이 걸릴까. 지난해 정보유출 등 다양한 사건이 드리운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또 다시 도마에 오르며, 하 은행장의 리더십에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고객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것도 문제지만,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꺼내든 구조조정이란 카드가 노조와의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철을 따진다면 사임까지 예상되지만, 현재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어 쇄신도 당장 어려울 전망이다. 내용을 살펴봤다.

최근 구조조정과 영업점 통폐합 등 조직개편 의지를 밝힌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잇단 악재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14년 장기집권이 불안하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행장. ⓒ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행장. ⓒ 한국씨티은행
지난해 말 3만4000건의 고객정보 유출로 곤혹을 치른 한국씨티은행에서 최근 약 1만건의 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어려운 업계 분위기지만, 지속된 실적 악화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여신이라는 특성상 '청렴'이라는 단어에 더욱 민감한 업계라, 하 은행장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난해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로 최고경영진이 사퇴한 사례를 빗대자면, 하 은행장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잇단 사고가 터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관련 업계가 앞서 고객정보 유출로 경영진 사임이 있던 터라, 씨티은행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 은행장은 지난 2001년 취임 후 13년째 업계 최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이번 사태에 어떠한 대응능력을 펼칠지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느슨한 대응에 고개든 책임론

이와 관련 은행은 일련의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고객 통지를 완료했다고 설명했지만,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법원이 지난해 정보유출에서 입수한 증거자료는 성명과 휴대폰번호, 대출신규일, 만기일, 이율, 한도, 잔액 및 직장명 등 1만5585건이다. 금감원이 입수한 자료도 휴대전화번호 유출건만 1만9125건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 1월17일 특별검사를 시작하고, 결과에 따라 향후 은행 및 관련 임직원에 대해 제재가 가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은 이렇지만, 씨티은행의 정보유출 자료를 토대로 한 사기 사건이 경찰에 의해 최근 공개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개인정보를 이용,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겠다고 속여 사기범행을 벌인 보이스피싱 국내 조직 총책 이모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빠져나간 개인정보의 일부가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보가 유출됐던 SC은행과 롯데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중 대표가 정보유출 사건 후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전례가 있다. 씨티은행이 정보유출이라는 사안에 느슨히 대처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하 은행장을 더욱 옥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예고된 일? 실적에 노조 마찰도 관건

일련의 사태는 이미 예고됐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서 공시를 통해 제제만 6건을 받았다.

△구속성금융상품 부당수취 △기업결합 신고 규정 위반 여신거래 약정 시 임의해지권부여 등 △부당운용 안전성 확보조치 위반 고객 신용정보 조회 건수 및 과다조회 직원 등에 대한 점검 미실시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및 동일 금융지주회사 소속 자회사 등에 신용공여 시 담보확보의무를 위반한 것.

또, 지난해는 하 은행장과 전 부행장, 수석부행장, 부행장 등이 △여신거래 약정 시 임의해지권 부여 등 부당운용 △감사위원회 위원 자격요건 위반 △파생상품 회계 부당처리 △시설자금대출 부당 취급 △금융지주회사 및 소속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관련업무 부당취급 등으로 근거법령을 위반했다. 부연하자면, 이러한 위반 사례에 처벌로 견책 및 주의적 경고를 받았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권한 남용 등에 해당되는 법령위반이라 주의적 경고와 견책이라는 가벼운 처벌로 넘어갈 사안은 아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은행 실적에 대한 평가도 시기를 잘못 타고 말았다. 씨티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5년 6.59%에서 2008년에는 4.30%까지 떨어졌으며,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4.2%, 3.87%, 2012년에는 3.62%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는 대출금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씨티은행 점유율 2.95%로, 2011년 3.35%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 순이익도 1963억3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8%가량 급감한 가운데 지난해 소폭 오름세를 보인 정도다.

최근 조직개편을 천명한 하 은행장이지만, 노조가 쟁의조정을 신청하면서 은행과의 대립각을 예고한 것도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씨티은행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 정보유출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향후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정보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내부통제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일련의 문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 외에 아직 행장의 다른 행보는 없다"며 "지난해 다른 제재들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감사에서 타 은행도 조금씩 있었던 일이다"고 언급했다.

'제동 걸린 장기집권'이란 주위 우려를 최장기 집권 은행장의 노하우가 어떻게 불식시켜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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