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은 육계에 이어 산란업까지 전 축산업을 모두 삼키려는 야욕이다. 이는 양계인과 계란 유통인을 모두 죽이려는 것으로, 하림은 계란산업 진출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진출을 강행한다면 목숨을 걸고 막아내겠다."
이준동 대한양계협회(이하 양계협회) 회장은 7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하림 계란산업 진출 철회 100만인 서명운동' 기자회견을 열어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인 하림은 지난해 11월 '자연실록' 브랜드로 계란유통사업에 진출했다. 하림은 계란유통사업 진출이 계란생산(채란) 농가·산란계 농가와의 상생방안인 동시에 농가 판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자사 사료 먹인 산란계 계란만 유통…이미 계열화 수순"
양계협회와 한국계란유통협회(이하 계란유통협회)는 이 같은 하림의 주장에 대해 "거짓으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것"이라며 "사실상 계란산업을 계열화하려는 야욕"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앞서 하림이 △양계(육계) 계열화 △상주도계장 건립 △미국 알렌푸드사 인수 등을 추진하며 보여준 불공정한 행태를 들었다.
이와 관련 안영기 양계협회 부회장은 "하림은 이미 양계 계열화를 통해 양계 농가를 소작농으로 전락시켰다"고 운을 뗐다.
![]() |
||
|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는 '하림 계란산업 진출 철회 100만인 서명운동' 기자회견을 열어 하림의 계란유통사업 진출은 계란산업 계열화를 위한 야욕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하림이 진출을 강행할 경우 목숨을 걸고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 조민경 기자 | ||
또한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하림은 과거 상주도계장 건립 당시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해 수출전용 도계장을 표방했으나 목적 달성 이후 100% 내수로 돌아섰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알렌푸드사 인수 당시에도 국정감사를 통해 절대 닭고기 수입으로 국내 닭고기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고 했으나 위장회사인 HK상사를 통해 수입을 자행해왔다.
이에 대해 안 부회장은 "하림은 그간 지킨 약속이 없으며, 농가와 어떠한 신뢰도 쌓지 못했다"며 "이번 계란산업 진출 역시 계란 생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이미 자사 사료로 기른 산란계의 계란만 유통에 나선 자체가 계열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종성 계란유통협회 회장도 "하림은 양계 계열화에 이어 양돈과 한우산업까지 진출한 상태로, 유일하게 남은 것이 산란계·계란유통 산업"이라며 "그러나 이마저도 계열화를 통해 하림 공화국으로 만들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하림 "농가와 상생…협회 반대 이해 못해"
하림 측은 "농가와 협업상생하며 계란소비 확대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이 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반대운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과의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 회원농가들조차 왜 반대운동을 벌이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 회원농가들의 경우 자신들이 생산한 계란 판매를 중단시키는 이들 단체의 행동에 분노하고 있다는 부연도 보탰다.
하림 관계자는 "우리가 추진하는 계란사업은 생산이력이 분명하고 단계별 품질관리를 통해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지는 구조며, 그야말로 산란계 농장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란산업 계열화 논란과 관련해 "농장과 집하장을 직접 소유하거나 운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양계협회에 보내 명백히 밝힌 바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는 이날부터 하림이 계란산업 진출을 철회할 때까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와 국회에 하림의 불공정 행태를 알리고 생존권사수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하림 규탄대회를 열고 하림 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전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하림의 자연실록 계란 판매중단 협조를 요청했고, 이에 롯데마트는 해당 제품 판매를 잠정 보류했다.
대형마트들은 이들 단체와 하림의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하림의 계란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림 측은 대형마트 등에 제품 입점을 위한 압력을 지속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오뚜기·풀무원 두고 왜 하림만?
일각에서는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가 유독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에 대해서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계란유통사업에는 하림에 앞서 CJ와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이 이미 진출해있기 때문.
![]() |
||
| 양계협회와 한국계란유통협회가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 조민경 기자 | ||
이 회장은 "계란산업에 진출한 대기업 모두 농가나 도매유통인들이 판매하는 계란과 동일한 품질의 계란을 브랜드만 입혀 1000~2000원씩 비싸게 팔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판매하는 계란이라고 해서 일반 농가가 판매하는 계란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다만 CJ, 풀무원, 오뚜기와 하림이 다른 점은 축산업 계열화를 통해 성장해온 회사라는 것"이라며 "하림은 기존 성장방식과 마찬가지로 계란산업마저도 계열화하려 하고 있다"고 단정했다.
이와 함께 "하림이 이후 계란시장 점유율이 시장가격을 주도할 단계로 접어든다면 직영농가, 농가 상대평가제 등을 도입해 채란 농가를 속박할 것"이라며 "농가들은 거래처 유지를 위해 계란생산량을 늘리게 되고, 이런 무분별한 생산량 증가는 농가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