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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KB카드, 왜 '이마트카드' 찍어내기 나섰나

굴비부담…유통계서도 안 반겨? 전혀 속성다른 상품으로 교체유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3.02.18 16:53:28

[프라임경제] #. 이리저리 많은 신용카드들을 발급받(아 '체리피커'를 지향만 했지만 실속은 크지 않)았던 A양. 그래도 워낙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 보니 근래 논란이 됐던 유통업계와 신용카드사간 무이자할부 중단 논란은 남의 일 보듯 하는 '특권'을 누렸는데요. A양이 가진 상품 중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유통업체와 신용카드사간에 비용 분담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도 무이자라는 혜택이 쭉 지속되는 '마법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각 대형마트와 개별 카드사가 제휴해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카드는 이른바 '제휴 카드'는 지금처럼 무이자할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설 연휴 직후, A양은 그 상품 대신 카드사에서 다른 조건의 좋은 카드가 있으니 그쪽으로 갈아타라는 전화를 받고 솔깃하고 있습니다. 이런 판촉은 옳은 것일까요?

   
이마트카드의 최강 매력은 바로 이 2~3개월 할인이다. ⓒ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의 경우에도 위의 '제휴 카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휴 카드에 해당하는 '이마트카드'를 대상으로, 최근 KB국민카드에서는 교체 발급을 권유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KB국민카드는 콜센터 직원들을 동원, 이마트카드 보유 고객들에게 '포인트리카드-라임형'으로의 교체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패턴 전혀 다른 카드 권유? 관련소비자단체도 '할인형 vs 적립형' 구분 有의미

하지만 아래의 두 가지 카드 소비의 혜택 제공 패턴에서 보듯, 포인트리카드와 이마트카드는 고객이 입을 수 있는 혜택 적용의 영역(바운더리)가 겹치지 않는 부분이 많은 이질적 상품들입니다.

   
이마트카드의 할인 관련 적합영역과 포인트리카드(아래)의 할인 적합영역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이 서로 완전 대체가 불가능하게 표시됨을 알 수 있다.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

그런 상황에서 "이마트카드는 적립이 많이 안 되는 상품이었는데 포인트리(KB국민카드의 포인트 명칭) 적립이 많은 포인트리-라임형으로 바꾸시라"고 권유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2월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KB국민굿데이카드가 네티즌이 뽑은 최고의 신용카드로 선정됐다.

또한, 신용카드 정보포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신용카드 사용에 있어서도 이른바 적립형의 상품보다는 직접 할인이 많은 카드를 원한다며 구분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2012 신용카드 월드컵'의 결과를 볼 때, 4강에 오른 카드를 분석하면 이용객들은 적립형 카드보다 할인형 카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때 4강 결과를 보면 신한카드 'S-MORE생활의지혜카드'를 제외한 3개의 카드는 모두 할인형 카드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할인형 특성이 큰 상품을 할인 및 적립형으로 볼 수 있는 포인트리로 바꾸라는 것이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여신업체에서 고객들에게 권할 일인지는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짧은 권유 전화의 통화 시간에 이 같은 내용의 인식과 정확한 판단이 과연 고객 수준에서 가능하겠는지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굴비카드의 중심에 서 있던 그저 그런 카드가 논란의 중심에?

그런데 왜 갈아타라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연회비 등에서 이마트카드 등 직접 제휴의 상품은 싼 값에 특정 혜택만 제한적으로 누리는 지위에 그간 머물러 있었는데, 국면이 변하다 보니 뜬금없이 '숨어있던 진주'로 부각된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연회비 3000원~5000원 가량으로 이제 대거 사라질 2~3개월 무이자할부라는 강점을 계속 누리게 되면서 효자상품으로 꼽힐 만도 하다는 것이지요. 다른 카드사들 같은 경우 이런 상품은 여러 장의 카드를 갖고 있던 체리피커들이나 더러 한 장쯤 갖고 있는 정도여서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겠습니다.

하지만 KB국민카드의 경우 여러 장의 카드들을 만들어 이리저리 혜택을 결합해 쓰는 이른바 '굴비/반굴비카드'라는 편법이 기승을 부렸고, 그 중에는 이마트카드를 '그냥 허수로 하나 만들어 두고 그 아래 엮는' 기법도 있었던 점이 문제입니다.

즉 시중에 나름대로 풀려있던(사람에 따라선 휴면카드나 다름없던) 이마트카드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쏙쏙 뽑아쓰기 좋은 알뜰카드로 급부상한 것이지요. KB국민카드로서는 수익성 악화로 연결지을 수도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거칠지만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결국 대대적으로 정비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유통업계도 포인트형 원하고, 해당 카드사는 부담스러워 해? 천덕꾸러기?

참고로, 유통업계에서도 이마트카드 같은 할인형보다는 적립형을 더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결국 아무도 예뻐하지 않은 이마트카드 아니냐는 유머러스한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홈플러스는 지난해 이마트와 결별한 SK M&C와 손잡고 자사 훼밀리카드 등의 마일리지 서비스 공용 전략을 짰다고합니다. 여기에는 마일리지 회원이 일반 고객보다 더 많이 구매한다는 점, 불황일수록 마일리지를 중시하는 고객이 많아 제휴처를 확대할 필요가 유통업체(홈플러스)로서도 컸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막상 네티즌들과 신용카드 고객들은 할인형을 많이 원하지만, 대표적인 할인형 상품들을 제거하고 적립형으로 돌리게 하는 게 카드사들의 숙명적인 2013년 목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첫 신호탄으로 해빙기에 이마트카드 제거 작업이 단행 중이라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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