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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중영도구 조직, 김무성-곽규택 결사옹위 '라포' 거듭난 사연

안성민 탈당효과 적었던 배경 눈길…'무대' 이은 새 당협위원장과의 관계에 이언주 파고들 틈 小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4.26 00:17:47

[프라임경제] 중영도구는 부산의 원형질에 해당하는 지역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다. 어느 곳보다 금배지를 자유한국당 수중에서 뺏고 싶어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열망이 들끓는 곳인 동시에, 한국당으로서도 절대로 내줄 수 없는 상징적 지역인 셈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동원령이 설득력 있게 논의될 정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곳이 '이언주 파동'으로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쏟아지는 조 수석 출마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맞물린 이슈다. 오히려 최근에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자체적 몸값으로 움직이는 주객전도 상황도 관찰된다. 이 의원이 패스트트랙 문제를 이유로 바른미래당 당적을 버림으로써, 정권 심판론과 이 의원, 조 수석 등이 모두 엮여들어가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이 의원 이동 출마를 거론하는 이들은 모두 한국당 입당 및 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지역 조직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대단히 떨어진다는 점이 본지 취재로 확인된 바 있다. 지난 1월 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던 일명 비대위 시절에 곽규택 변호사를 타지역에서 굳이 불러들이면서, 김 의원이 거느리고 있던 조직 인물들에게 충성 선서를 처리해 문제 매듭을 지어버렸다는 것.

이 구도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김 의원의 여러 언급(언론사들이 대거 주목해 많이 보도한 상황) 그저 덕담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럼 남는 가능성은 하나, 김 의원이 이제 곽 변호사 중심으로 뭉치라는 오더를 하달했고 이를 뒤집는 메시지를 음으로 양으로 주지 않더라도 알아서 조직이 이탈해 이 의원 밑으로 응집할 수 있냐는 지점이다.

하지만 지역 사람들은 이는 중영도구의 정치적 맥락에 대해 너무 이해도가 없는 기우라는 풀이를 내놓는다.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어 '이언주 바람'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일명 옥새 파동 당시 모습. ⓒ 연합뉴스

김 의원에 대한 중영도구 내 한국당 지지층의 애정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강하다. 진보 계열 그리고 보수층 일부에서조차 김 의원에 대해 근래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30시간의 법칙' 혹은 '옥새 파동' 등 위기 상황에서 결기를 보이다가도 결국 대가 약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빚은 마이너스다. 특히 당을 이탈했다 돌아오는 행보로 이른바 '복당파 낙인'이 찍힌 점도 입지를 좁게 한 요소다.

당초 그의 지역구가 중영도가 아니었음을 기억하는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는 거물 이미지로 지역구를 옮겼음에도 (기존에 가동되던 한국당 풀뿌리 조직의 도움을 순조롭게 흡수해) 쉽게 당선될 수 있었지만, 이제 불출마 선언도 했고 하니 영향력이 다소 줄지 않았겠냐고 풀이하기도 한다.

특히, 이 의원 입당과 지역구 이동 출마 가능성에서 김 의원이 딱히 부정적 답을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현재 한국당의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 변호사(한국당 부산시당 대변인)에 대해서도 어떤 부정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은 모호함에 주목하는 이들이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이 (중앙)당의 요구로 지역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김 의원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그 밑에서 그의 당선을 한때 도왔던 이들이 이 의원 밑으로 옮겨 뛸 가능성을 주목하는 의견인 것. 더 나아가서는 최악의 경우지만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고 당선 후 한국당행을 하는 모양새를 챙기려 들 경우에라도 조직이 이 의원을 돕는 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시각인 셈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정치적 체면상 그런 행보가 가능할지는 차치하고, 중영도구의 한국당 지지층이 가진 색깔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만만찮다.

김 의원을 그저 한때 당대표를 지낸 거물이니 대접해 준 것이 아니라 의외로 빨리 끈끈한 유대 관계를구축, '무대의 친위조직'이 됐기 때문에 향후 행보에서도 '이언주 바람' 등 변수보다는 그간 조금씩 새롭게 또는 수정덧칠돼 온 '포스트 김무성 체제' 밑그림이 가진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왜 밖에서 지역구 이동을 한 '무대'가 이토록 빨리 지역의 아이콘으로 녹아들 수 있었을까? 돌연한 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지역구 이동 출마가 아닌, 당 내부의 여러 문제에 따른 정치적 부활 요청으로 중영도 지역민들의 문을 두드린 것이라서 가능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당초 김 의원은 남구 내지 남구을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었다. MB계의 친박계 '공천 학살' 당시에도 무소속으로 출마, 금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18대 총선)까지가 남구의 상황.

하지만 19대 총선에는 '원조 친박''친박 좌장'이라던 한때의 위상이 무상하게도 친박계의 견제를 받으면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침잠하던 그는 본선 아닌 보궐선거로 이런 친박계의 구박을 돌파한다. 2013년 4월 보궐선거에서 중영도구에 출마,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안성민 전 부산시의원 등 여러 향토 보수정치인들과 거물(내지 굴러온 돌) 김 의원과의 관계다. 안 전 의원은 김 의원이 보궐로 금배지를 챙긴 만큼 이후 20대 총선에는 여기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대에도 중영도구를 지역구로 삼았던 것. 이 상황에서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내홍을 겪은 것을 겹쳐서 주목해 보자.

김 의원은 탈당 후 바른당으로 갔으나, 결국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이 컴백 과정에서 한국당 지역위원회 조직 역시 '다시 접수'했다. 안 전 의원 등 일부 보수파 인사들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 혹은 정치적 신의 문제가 생긴 것.

실제로 안 전 의원은 탈당, 바른당 공천으로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도전했고(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철운 현 구청장이 당선됨), 근래까지도 다음 총선(내년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비오 민주당 지역위원장 등에 대적해 출마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기사가 지역 매체에 나온 바 있다.

이미 풀뿌리 조직 중 내부적으로 '무대'에게 맞서 이탈하거나 반대할 라인이 예방주사식으로 정리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그 와중에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잠시 지역조직을 관리하다 다음 사람에게 잘 넘겨줄 것이라던 김 의원은 곽 변호사(현 한국당 중영도구 위원장)와 바통터치를 했다.

애초 정치적 부자 관계도 아닌 이를 자신의 지역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고, 당도 그 바통터치 당시 불안과 희망이 뒤섞이던 상황(2019년 1월 당협위원장들의 대거 인선이 이뤄지는 등 비대위 체제에서 대단히 역동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을 본다면, '무대'에 이어 새 위원장에게도 유례없이 빠르지만 견고한 '라포 관계 형성'을 허락하는 촉매가 될 수 있었다는 것.

흔히 이른 경우를 가리켜 범죄조직에 빗대 재미있게(혹은 의도적으로 나쁘게) 표현하면 충성선서가 끝난 셈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 전에도 확실하던 조직의 충성이 거의 소실분 없이 잘 이전될 수 있는 쪽으로 정서적 유대감 형성이 가능했다는 게 중구와 영도섬식 의리에 대한 순정에 더 적합해 보인다. 아무튼 흥미로운 중영도구의 정치색이자, 요즈음 정계에선 흔히 찾기 어려운 스토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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