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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상황 1달러=90엔 한계설 부각, 엔화대출자는?

엔저 한계선 전망 엇갈리는 가운데 소탐대실 경계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2.12.28 18:38:04

[프라임경제] 엔저 상황이 연출되면서 과거 국내 금융시장에 큰 혼선을 빚었던 엔화대출도 함께 살펴볼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은행 엔화대출 잔액은 2008년 이후 계속 줄어드고 있지만 최근 엔화대출 연체율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국내은행 엔화대출 잔액은 1조1683억엔(15조2768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2380억엔보다 697억엔 줄었다. 엔화대출 잔액은 2008년 1조4903억엔, 2009년 1조4079억엔, 2010년 1조3329억엔으로 감소 추세지만 크게 준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엔화대출 연체율은 9월말 기준 1.48%로 지난해 말 1.37%보다 0.11%포인트 늘었다. 지난 6월말의 1.43% 보다도 0.05%포인트 올랐다.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2.37%에서 9월말 2.41%로 0.0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6월말 기준 2.59% 보다는 줄었다.

엔화대출 이용자는 중소기업 비중이 92.8%(개인사업자 42.8% 포함)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자체적인 대응(헤지)을 할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금감원 등은 외화 부실자산 정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등 관련 감독을 강화하며 주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엔고로 고생 과거 떠올리면 현재 환율 흐름 일단 반갑지만…

현재 원·엔 환율 흐름은 이웃 일본의 양적완화 뉴스 흐름을 크게 나고 있다. 올해 100엔당 원화 환율이 1979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기준 환율은 100엔당 1238.26원.

   
엔화 환율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도 1달러=90엔 한계설을 28일 보도하고 나서는 등 현재의 엔저 흐름에 제동이 곧 걸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00엔당 환율이 1393.89원(2008년 연말 종가 기준)에서 1262.82(2009년), 1397.08(2010년), 1485.16(2011년) 등의 흐름을 보여 온 것에 견줘 보면 엔고 상황에 원금 부담 증대는 물론 이자 부담 폭탄까지 발생하는 엔화대출자들로서는 호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10월에는 100엔당 779원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대출을 했느냐(대출별로 차이는 있다. 즉 시설자금은 최고 10년 만기의 원리금 분할상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운전자금은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거치식 분할상환이 많음)에 따라 이해관계를 하나로 이야기할 수 없다.  

현재 연체율이 소폭이나마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큰 폭으로 엔화대출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환율 흐름 눈치를 보며 상환을 미루는 경우도 일정 부분 차지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여기서 나온다.

엔저, 길게 갈까? 일본 내에서도 '갸우뚱'

엔저가 길게 갈 수 있는지에 눈길을 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본의 양적완화 기조에 신임 수상 이하 새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1150원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에 원·엔 직거래 시장이 없으므로,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비교해 계산한다는 점을 볼 때 엔과 달러의 관계를 전망하는 외신의 갑론을박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 외신의 경우 달러와 엔의 함수 관게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가 5개 금융기관의 판단을 참조한 것을 보면, 내년 6월말까지 중간치 기준으로 82엔대, 내년 말은 83엔대로 각각 전망된다는 것이다(가치 반등 예측).

일본 내에서는 달러당 90엔 한계설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저가 무조건 일본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며, 1달러에 90엔이 한계라고 28일 보도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환율만 볼 게 아니라 유가 문제도 일본이 버틸 폭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흥국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유가가 오르면 버틸 수 있는 적정 환율 수준이 1달러=90엔보다 엔고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대출을 받은 대부분의 기업은 엔화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않을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또 환율의 변동을 둘러싸고 오르내림 폭이 클 수 있는 상황이라 여력이 있음에도 (일부)상환의 시점과 관련 "조금 만 더"를 기다리다 '소탐대실'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조심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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