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심이 새해 벽두부터 ‘불매운동’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부 소매점들이 가격 인상과 대리점 납품가격 인상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 2만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좋은슈퍼 만들기 운동본부’가 오는 12일까지 ‘농심식품 치우고 안 팔기’ 운동에 돌입해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좋은슈퍼 만들기 운동본부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11월 라면가격을 평균 6.2% 인상했지만 지역별 대리점의 슈퍼 납품가는 13% 이상 올랐다.
권장소비자가격(판매가격) 인상에 비해 소매점 매입가(대리점 납품가)가 크게 올라 소매점의 마진율이 줄어들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마진폭 줄었다”
일례로 슈퍼마켓 등 소매점이 대리점으로부터 ‘신라면’을 납품받는 가격은 12.8% 오른데 반해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가격이 6.8% 인상하는데 그쳐 소매점의 마진폭이 줄어들었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이들은 농심에 가격 조정을 요구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불매운동의 주축이 된 ‘좋은슈퍼 만들기 운동본부’는 회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농심 제품을 대리점에 반품하고 매대에서 철수시킬 것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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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점들이 지난해 농심의 가격인상에 불만을 갖고 ‘농심식품 치우고 안 팔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 ||
이 같은 상황에 농심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심 측은 “농심이 대리점에 공급하는 공장도 가격은 전국이 동일하다”며 “그렇지만 대리점이 일선 슈퍼에 공급하는 가격은 대리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본사 차원에서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 현행법상 농심이 대리점의 소매점 납품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9조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제한’에서는 제조사가 대리점에게 제조사가 정한 판매가격을 준수할 것을 강제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때문에 소매점들이 가격조정을 요구하며 불매운동을 벌이더라도 농심으로서는 가격조정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대리점 납품가가 문제
한편, 업계도 이번 농심 불매운동 원인이 농심의 가격인상에도 있지만 대리점의 소매점 납품가 인상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대리점인데, 대리점이 공장도 가격 인상폭보다 높은 납품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해 납품하면서 가격인상과 그에 따른 마진율 저하 등 책임을 제조사인 농심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문제가 어느 업체든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농심의 가격인상에 있지만 여기에 대리점의 납품가격 인상폭이 더 높아 문제가 됐다”며 “불매운동은 농심과 소매점간의 문제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실상은 대리점이 납품가 인상에 따른 소매점의 마진폭 저하를 공장도 가격을 인상한 제조사에게만 책임을 떠안기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심의 경우 대부분이 대리점을 통해 납품하고 있는 특이한 구조로 이번 불매운동 사태가 벌어졌지만 어느 제조사든 대리점이나 소매점과의 마찰이 불거진다면 이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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