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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전세시장, 이사? 재계약? “갈 곳이 없다”

서울 전세물량 가뭄…재계약 추가비용만 4480만원 필요

김관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2.01.03 16:49:52

[프라임경제] #서울에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서상진(가명 38세)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전셋집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겨울철 난방 등의 문제로 전세계약 만료시기에 맞춰 이사를 고려하고 있는데, 시장에 나온 전세물건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서씨가 생각한 것은 재계약이다. 그런데 이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서씨의 전셋집 계약 만료는 오는 3월. 그러나 최근 서울지역은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인해 전세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재계약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은 수준까지 올라와 당장 이사도, 재계약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서울지역 입주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세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세입자들은 물론 전세수요자들도 이사와 재계약을 사이에 두고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나마 갈 곳이라고는 아파트 매매로 갈아타는 것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에겐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전세시장 불안감이 기존 세입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2012년이 접어들면서 기존 전셋집을 재계약하려면 전국 평균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이 전국주택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주택(단독·연립주택 포함) 전셋값은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서울의 월별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09년 1월 이후 35개월만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셋값 하락세가 오래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입주물량 급감=전셋값 상승’이라는 악순환 조짐이 이미 전세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서울 입주 1088가구, 전월대비 46% 급감

전셋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주택거래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아직도 수도권엔 미분양 등 빈집 투성이지만 아파트 투자나 매입을 원하는 수요는 많지 않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까지 일단 전세로 머물고 시장 분위기만 지켜보고 있는 까닭이다.

상황은 이렇지만 소비자들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기대감은 여전히 높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2011년 1~12월까지의 주택·상가 가치 전망에 대한 소비자심리지수를 분석한 결과 1월 110포인트에서 시작한 CSI는 12월 8포인트 하락한 102포인트로 마감됐다. 2010년 10월 102포인트를 기록했던 심리지수가 13개월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CSI는 100을 넘으면 향후 부동산 경기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지만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2012년 새해를 맞았지만 국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불안감,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인해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지난해 연초에 꺾였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은 관망적인 분위기가 우세할 것으로 보이며 올 상반기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전세를 원하는 세입자가 들어갈 수 있는 입주예정 아파트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오는 2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주상복합 및 임대, 장기전세 포함)를 조사한 결과 23개 단지 총 1만3049가구다. 전국적으로는 1월(25곳 총 1만3326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만 놓고 봤을 때는 입주물량 감소가 심각하다.

2월 서울지역 입주 예정 아파트는 1088가구로 1월(2005가구)에 비해 46%, 전년 동기(2011년 2월, 2100가구)대비 48%가 줄었다. 전년동월과 전월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2012년 새해에 들어 서울지역 입주물량이 감소한 이유는 약 2~3년전 아파트 분양물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쌓인 미분양 등 공급물량자체가 줄어든 시기였다.

문제는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것과 동시에 치솟는 전셋값이다. 여기에 아파트 매매로 갈아탈 여력이 있는 세입자들이 살던 집을 재계약하면 수급불균형 현상은 물론 전셋값은 더 뛰게 된다.

닥터아파트 조은상 팀장은 “최근 (서울지역에)입주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 재계약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전세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세 재계약 추가비용 4000만원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전세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은 집값이 올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입자를 받으면서 얻은 전세 보증금으로 아파트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이라면 집주인들 역시 전세보다는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규 전세수요 만큼 기존 세입자들도 전세 재계약을 이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셋집에 사는 2년 동안 꾸준히 오른 전셋값을 재계약 추가 비용으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실제 부동산써브가 지난 2년 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과 현재 전셋값을 비교한 결과(동일아파트대비, 조사시점 2012년1월2일), 전국에서 전세 재계약을 위해 추가로 드는 비용은 평균 2920만원, 최소 107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은 재계약 추가 비용도 가장 높다. 2년 전 유일하게 평균 전셋값 2억원을 웃돌았던 서울은 약 4485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2년전 평균 전셋값(2억1500만원)에서 현재 2억6009만원으로 오른 상태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 1~2년 사이 전세자금 지원, 세제 혜택 등의 내용을 담은 전·월세 대책을 꾸준히 내놓았지만 전셋값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올 봄 전세 2년차가 임박한 세입자들은 전세 재계약을 위해 추가 전세금 마련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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