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00대 기업이 내년 신규채용인원을 올해보다 1.3%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구직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 하나라도 경쟁자보다 돋보여야 하는 취업 전선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구직자들은 더 나은 ‘나만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다양한 ‘스펙’을 쌓아간다. 하지만 면접 때의 말솜씨와 자기소개서로 대표되는 글솜씨로 단박에 강한 인상을 남겨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는데, 최근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이른바 ‘대필 장사’가 성행이다.
“저 혼자 며칠 동안 힘들게 써봤지만, 아무래도 이런 글솜씨로는 서류에서 떨어질 것 같아 불안했는데, 차라리 돈 주고 마음 편하게 대필 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아요. 시간도 절약되고, 제가 만족할 때 까지 계속 수정해 주니까 여러모로 좋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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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상반기 공채를 앞둔 취업시장에 최근 자기소개서 대필이 성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
올해 2월 졸업을 앞두고 상반기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수도권 대학 졸업을 앞둔 이 모씨(26세 남)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다 결국 대필업체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달라고 맡겼다.
지난해 6월 인크루트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17.6%가 자기소개서 대필을 의뢰 또는 부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소개서 대필을 부탁한 대상은 가족(30.0%), 친구(25.0%), 학교 선후배(15.0%), 취업컨설턴트 및 취업아카데미 등 전문가(10.0%), 자기소개서 대행 사이트(5.0%) 등의 순이었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면 수십개의 전문 대필 업체와 관련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 대필 업체들은 사이트에 자기소개서를 일반대필로 분류하고, 보유중인 대필 전문작가들의 경력을 미끼로 구직자들을 유혹한다.
전문 대필 업체 외에도, 대필 흥정은 포털사이트 카페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대필 관련 카페 가입자 수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거래의 구체적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수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업중인 대필 전문 업체 A사는 지난해 12월을 ‘성수기’로 정하고 주말을 포함한 평일 업무시간을 오전 6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했다. 일감이 쏟아지다시피 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쯤 되면 대필 특수‘라 불릴만 하다.
◆A4 2장에 7만원 3일이면 OK
대필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보통 자기소개서 A4 1~2장의 가격은 6만~7만원선. A4 2장을 기준으로 1장을 추가할 때마다 2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신청일로부터 대략 3일 정도 걸리며, 하루면 받아 볼 수 있는 빠른 서비스는 2만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기자가 접촉했던 세 곳의 대필 업체들은 대필 적발을 우려해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이들은 단속을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B 업체는 “(자기소개서 대필) 재신청률이 높고, 신청자가 보내준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데다, 다수의 전문작가진이 다양하게 글을 손보기 때문에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대필했다는 판단기준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펙 보다 인성·적성·면접 중시하는 풍토 한몫
최근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구직자 한 명 당 입사지원을 평균 11 차례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서류통과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스펙 못지않게 자기소개서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풍토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전문가 손에 맡기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용 트렌드의 변화도 이러한 현상에 한몫했다. 이전 채용 시에는 지원자의 스펙에 치중해 선별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스펙을 바탕으로 채용한 신입사원들의 잦은 이직 등으로 인재발굴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채용방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자기소개서 뿐만 아니라 면접도 기본 면접에서부터 심층·압박·PT면접에 이르기까지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펙에 치중해 판단하기보다는 지원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인·적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성대가 발간한 2012 면접가이드에 따르면, 공채 불합격자 10명 중 3명이 ‘면접대비가 부족해 떨어졌다’고 답했다. 반면 합격자는 10명 중 5.4명이 면접을 잘 봐서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지원자들은 입사 서류 작성에 개인적인 시간을 쏟기 보다는 취업동아리나 스터디그룹 등을 활용해 비중이 높아진 인·적성검사와 면접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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