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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외국계·국내증권사 증시전망 '견해차'

외국계 '단기쇼크' 가능성에 무게…국내증권사 '장기적 악재' 우려도

정금철 기자 | jkc@newsprime.co.kr | 2011.12.20 13:28:56

[프라임경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둘러싸고 국내 증권사들의 증시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도 마찬가지지만 예측 수준은 국내와 외국계 양쪽 모두 비슷한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크게는 대표적 대북 리스크로 회자되는 연평도, 천안함 사태를 상기하면 이번 대북리스크 역시 일시적 조정 요인에 불과하다는 쪽과 김정일 위원장 사망 리스크는 기존 대북변수와 비교하기 힘든 악재로 중장기적 변동성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대북 리스크와 관련해 우리 증시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여 왔다. 1994년 7월9일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이 발표된 당일 코스피지수는 0.78% 상승 마감했고 이후 7월11일 0.79% 하락하는데 그쳤다.

'1차 연평해전'이 발발한 1999년 6월15일 코스피는 2.21% 하락한 803.72로 거래를 마쳤으나 한 달 만에 1052.59로 단기 고점으로 향했다.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 때는 2.41% 떨어졌지만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 당시에는 낙폭을 만회해 0.21% 소폭 하락을 기록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도 전일에 비해 0.79% 내리는 수준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했다. 그러나 이번엔 기존과 다른 모습이다. 19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3.43% 급락한 1776.93으로 여타 대북 리스크에 비해 우리 증시에 큰 위협을 안겼다. 이런 이유로 어느 때보다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외국계 "대북리스크는 단기 악재" 의견 우세

외국계 증권사의 반응은 대체로 덤덤한 편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한국 증시에는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다수다. 다만 권력 이양문제 등 북한 내부적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 커다란 악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20일 골드만삭스증권은 대북 리스크를 일시적 변수로 규정했다. 이 증권사 한국담당 이코노미스트인 권구훈 전무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겠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북한과 남한의 경제 연관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단언했다.

권 전무는 또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도 이미 알려진 소식으로 한반도는 수년 전부터 이를 대비했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북한 이벤트는 코스피에 일주일 이상 충격을 주지 못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증권 또한 김 위원장의 사망을 '블랙 스완(발생 확률은 낮아도 발생 때 큰 충격을 주는 위험)'에 비견하면서도 한국 증시가 일시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영향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 권영선 수석 연구원은 "현재 한국 정부의 비상사태 대응 카드가 금융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힐 것"이라며 "한국은 중국, 일본과 통화 스왑 라인이 있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급등에 대처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이번 대북 변수로 변동성이 확대돼 당초 예상했던 내년 3% 수준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다소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증권도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 대부분 리스크가 반영된 상태라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을 흔들 순 있지만, 실제 경제에 충격을 줄 재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BNP파리바 역시 김 위원장 사망이 시장 불확실성의 추가 요인인 것은 맞지만 일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BNP파리바는 북한 내부 권력투쟁이나 대외관계의 악화 조짐이 보이면 한국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게 되고 이 경우 한국은행이나 당국의 통화정책 완화나 자본유입 촉진 조치도 가능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이와증권은 북한 변수가 한국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다며 시장에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까지 곁들였다. 주요 수출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 현대차, 만도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BoA메릴린치는 대북 변수가 일시적 리스크라는데 의견을 함께 하며 현재는 매수·매도 타이밍을 따질 때가 아니라 냉정한 시각 유지가 중요하다는 중립적 견해를 견지했다.
 
BoA메릴린치는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됐지만 권력기반 강화를 위한 시간이 부족해 승계 과정에서의 고조될 긴장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향후 북한의 승계 과정이나 정치적 안정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패닉에 빠지거나 주식을 내던질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대북 리스크를 단기적 변수로 보는 근거로는 과거 북한 도발 등 관련 이슈는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단기간 2~3% 정도 하락한 점, 북한과의 긴장 강화와 환율 간 상관관계도 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국내증권사, 악재 규모 둘러싼 시각차 보여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도 외국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일부 증권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변수가 악화될 경우 악재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의 급격한 정세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아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철중 연구원은 "유대적 사고가 강한 북한 정서상 애도기간 중 큰 정치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김일성 주석 사망 때 3년에 걸친 유훈통치 시대를 겪은 점으로 미뤄 이번 경우도 상당한 유훈통치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도 북한 이슈가 지수의 흐름 자체를 바꿀 만한 이벤트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변수보다는 유로존 및 미국 등 글로벌 변수에 초점을 둬야한다는 것.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와 관련한 학습효과가 재현될 것으로 보여 북한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험적 측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는 단기에 그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도 "1983년 아웅산 테러 이후 지난해 연평도 포격까지 14회의 경험을 종합하면 사건 발발 당일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0.4%, 5거래일 후 평균 수익률은 2.7%로,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은 단기 충격으로 끝나고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정은 보필 세력이 이미 요직에 있고 중국도 김정은 집권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돼 정권교체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제한됐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 이슈 여파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관심은 다시 유럽 문제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단했다.

이외 KB투자증권도 김 위원장 사망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며 대북 이슈는 단기일 내에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과는 달리 대북 변수의 악화 우려를 강조하며 증시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일부 의견도 제기됐다.
 
NH투자증권은 "가격 변수의 약세가 진정되는 등 추가적 급락은 제한되겠지만 권력 구도가 가시화하기까지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대북 리스크가 상당기간 부각돼 국내 및 해외 자본이 이탈할 때는 증시 조정이 불가피해 코스피지수가 16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중장기적 악재로 봤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북한의 김정은 체제 확립 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 시나리오가 최선이었지만 김정일의 사망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북한 권력 승계가 가시화하기까지 잠재적 대북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역시 김 위원장 사망이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는 주변 환경이 확연이 달라 당분간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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