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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북한, 3대 세습 성공은 오리무중

협상파+친족+군부 불안한 동거…‘군사정변’ 가능성 잠복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1.12.19 17:09:41

[프라임경제] 3년간 정지 작업을 했지만,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원년 목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돌발변수가 등장하면서 북한 권력구도에는 다시금 큰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북측은 2009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지 1년9개월만에, 고 김일성 주석이 아들 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세습권력을 넘겨준 패턴 그대로 손자 김정은으로 이를 다시 넘기는 초유의 권력승계 구도를 공표했다. 하지만 3대 세습이라는 어려운 구도에 비해, 김정일로의 이양이 충분한 시간을 갖추고 진행된 것과는 다르게, 빠르고 무리한 압박 전술을 통해 일처리를 했다는 평가다. 이때 둔 무리수가 결국 ‘김정일 유고’라는 국면에서 빠르게 터져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

포스트 김정일 체제, 핵심은 ‘군부’

현재의 포스트 김정일 체제, 즉 김정은 체제는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그 남편 즉 김정은으로서는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혈연 관계로 맺어진 후견인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군과 당에서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실세로 급부상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최룡해 당 비서 등을 축으로 한 이들이 김정은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군부 엘리트들이 조기 퇴진하거나 위상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4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개최한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엘리트·정책·안정성’이란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장과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소극적인 역할을 한 인사들은 조기퇴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군부에서 김영철과 김격식 등이 천안함 폭침에 이어 서해 북방도서 포격 사건을 연이어 일으키는 등으로 실력 행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도 있다.

요는 기본적으로는, 북한이 친족 테크노크라트들과 새롭게 군의 실세로 떠오르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불안하지만 3대 세습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그림이다.

   
김정일 사망으로, 김정은 세습 체제의 구축이 이미 확실히 이뤄졌는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군 등에 대한 장악 노력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진행돼 왔지만, 막상 상황이 불안할 경우 친족+충성도 높은 군 인사 등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현국면을 흔들 정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그림은 김정일이 너무 일찍 세상을 뜨게 되면서, 그 완성을 보기 어렵게 됐다는 풀이다. 최근 김격식이 4군단에서 사라지는 등 대화를 위해 북측이 평화 제스처를 쓰는 것이냐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고, 좀 더 앞서서는 김계관과 리용호 등 협상파의 입지가 다시 넓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풀이도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북한의 김정일 장의위원회 명단을 훑어보면, 북한은 그간 ‘폭풍군단’을 동원한 숙청 작업 등 많은 강경책을 동원했으면서도 기존 시스템을 모두 뜯어고치는 선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의委 명단=협상파+친족+강경파 혼재

19일 장의위원회 명단의 면면을 살펴 보면, 김정은 체제의 친위대가 구축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느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김경희 등을 위시한  친족 세력, 하지만 이들은 이미 과거 장성택의 김정남 옹립설 등으로 인해 언제든 김정은과 결별 내지 불안한 연립을 할 수 있다는 해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다음으로는 북한이 화해 제스처를 위해 ‘뒤로 치웠다’는 평을 얻었던 김격식의 정례위원회 명단 등장 등 강경파 인사들의 등장 및 여기에 덧붙여 과거 스타일로 김정은 체제 이행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인사에서 물을 먹은 것으로 평가받은 원로 군인사의 등장(예를 들어오극렬) 등은 북한이 군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심을 하고 있는 방증으로 읽힌다.

김계관과 리용호도 장례위원회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지난 번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건 무렵, 협상파가 대거 숙청됐다는 평가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요는, 북한의 기존 내부 권력 구도에서 주요한 축으로 꼽혀온 세력 중에 어느 하나도 완전히 멸절된 것으로 확인된 바는 없으며, 이들 모두가 불안한 공존을 하면서 때때로 충성 경쟁을 김정은 체제에 보이는 등 부침을 거듭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일성 사망 후 상황과 달라

이러한 경향은 김정일로의 권력 이양이 과연 원활할 것인가를 놓고 우려가 높았던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시와 겹쳐 보인다. 이때 각종 매체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일단 북한 권력구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향이 다소 예측 가능해졌던 점과는 기본적으로 외형은 유사하나, 앞으로의 방향에 있어서는 다른 쪽으로 움직일 여지가 있어 보인다.

북한은 현재 화폐 개혁의 실패로 김정은에 대한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며,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3년상을 치르면서 이른바 ‘유훈통치’식으로 자기 우상화를 굳히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심리적인 무정부 상태에 빠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고, 이런 내부적 혼란이 조성될 경우 북한 군부 등이 다른 마음을 먹을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진단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14일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엘리트·정책·안정성’ 학술회의에서 고려대 한기범 교수(국가정보원 3차장 출신)가 “습성상 권력교체기에는 (후계자가) 권력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라며 “설령 김정은이 경제정책의 변화를 요구해도 간부들이 그 뜻을 따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분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발언은 김정은이 경제정책 변화를 지금 추동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으로 제시된 셈이지만, 반대로 김정은에 의한 경제 정책 무리수가 아니라 그 아랫사람간의 경제관 차이로 인한 충돌 가능성은 예상 가능하다는 쪽으로 연결해 볼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즉 김정은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당중앙군사위원회는 과거와 달리 군사 부문과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상설지도기관으로 격상됐으며 이를 통해 △군대에 대한 지도권 △고위 군 간부에 대한 인사권 △군사정책 결정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군대도 일상적으로 지휘·통제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일단 보인다. 그러나,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지난11월17일 ‘김정은 후계체제와 중앙과 지방의 전면적 간부 교체’라는 제목의 현안분석에서는 “간부 교체에 따라 새로이 벼락출세 하는 집단과 그 반대 운명을 맞은 집단간에 충성과 불만이 엇갈리고 있다”는 내부 불만론이 소개돼 있다.

이런 상황에 군과 개혁파 세력간 갈등은 정책노선 조정론 등이 다시 불거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제로섬 게임의 속성이 있는 만큼 일단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 군과 군 사이, 군과 개혁파 관료 세력 등 사이에 균열이 순식간에 조성될 여지가 높다는 문제는 항상 남아있다. 이미 지난 번 당대표자회의 개최 연기 당시에도 △김정은 권력승계 이상신호설과 △개혁과 개방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것인지의 정책노선 조정 격론 가능성 등이 언급된 점, 아울러 중국에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러 차례 손을 내밀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답은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분위기 등은 이들 사이에서 김정은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도 어려운 사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이 손 내밀지 않으면 김정은 더 힘들어진다?

통일연구원 박 선임연구위원의 보고서를 다시 들여다 보면, 북한은 중국에 상당히 기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에는 중앙당 계획재정부장을 맡고 있던 홍석형을 북·중 경협 부진에 대한 책임론으로 몰아 몰아내는 등 (일설에는 간첩설도 있다고 상기 보고서는 언급한다: 북한 당국이 8월 초에 홍석형과 박남기의 간첩활동에 대한 ‘통보자료’를 만들어 각 도보위부 부부장이상급 간부들에게 돌렸다고 함) 중국과 핵실험 문제 외에도 줄곧 불편한 상황을 겪어 왔다.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나 독자적 권력 기반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 후광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은 김정은에게는 난제다. 현재 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거나 친족 등을 모두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 상황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데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도 군부 장악력에 새삼 의문을 사고 있다는 평(19일 일본 마이니치 보도)을 하는 등 저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정은 체제는 당장은 군사정변 등으로 치달을 가능성에서 벗어나 있다고 해도 중국이 손을 잡아주지 않는 한 내부의 각자도생으로 불안 증폭으로 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중국이 순망치한이라는 판단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지가 ‘젊은 대장’의 정치적 생명을 판단할 일차적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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