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1년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짙은 안개 속을 헤맸다. 건설시장 침체는 부동산 시장의 불황을 이끌었고, 이는 곧바로 집값 하락을 우려한 수요자들의 주택구매 부담으로 이어졌다. 결국 수요자들이 임대시장에 머무르면서 매매시장은 하락세를 보였고, 이와 반대로 전세시장은 늘어난 임대수요로 전세물건 부족과 전셋값 강세가 지속됐다.
2011년에는 전국 20만9491가구(예정물량포함)의 새 아파트가 공급됐다. 2010년(29만7816가구) 입주물량의 70%에 불과한 수치다. 줄어든 공급물량과 지속되는 매매시장 약세는 수요자들의 발목을 임대시장에 묶어놨고, 수도권 전세시장은 강세가 이어졌다.
봄 이사 수요와 더불어 강남 청실, 강동 고덕시영 등 재건축 이주 및 철거에 따른 수요가 겹치자 전세난은 심화됐고, 전셋값은 급등했다.
오른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보다 싼 전세 매물을 찾아 서울 강북권이나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경기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전셋값 상승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됐다.
◆세 차례 대책, 결국 ‘무용지물’
쉴새 없이 오르는 전셋값에 전세 시장의 불안은 이어졌고, 정부는 올해만 세 차례의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부동산1번지가 최근 2년간 서울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저가 전세아파트는 반토막으로 줄었고, 고가 전세아파트는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미만 저가 전세아파트는 10만2281가구에서 5만5445가구로 45.79% 감소했고, 4억원 이상 고가 전세아파트는 7만7181가구에서 15만2629가구로 97.75% 증가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에서 가격대별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저가는 크게 줄어든 반면 고가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저가 전세 아파트는 애초에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전세아파트의 가격대는 1억원대에서 2억원대로 옮겨졌다.
결국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전셋값은 월세, 반전세 시장을 형성했다.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오른 전셋값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 계약을 진행했고, 목돈으로 고수익을 얻기 힘든 집주인들 역시 매달 고정적인 현금이 들어오는 반전세를 선호한다.
일부 세입자들의 경우, 전셋값 상승이 커 늘어난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아예 월세로 전환하기도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주변의 소형 아파트들은 월세를 선호하고 있고, 잠실의 경우 최근 나오는 아파트 임대는 절반 이상이 반전세나 월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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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상승을 기점으로 지방까지 확대됐다. 자료는 부동산114 제공. | ||
학군이 좋은 강남지역의 경우 이런 전월세 전환이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활성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지만 교육 문제 등으로 강남 지역에 거주하려는 세입자의 경우 반전세나 월세라도 임대를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방 전세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미분양적체 등에 따라 2000년대 후반 공급물량이 줄었던 부분이 수급불균형으로 이어지면서 전세난을 가중시켰다.
특히 기억도시, 산업단지 주변 수요까지 더해진 지역은 전셋값이 급등했으며, △광주(15.95%) △충북(14.66%) △대구(13.15%) △강원(12.93%) △부산(12.86)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한편 정부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내놓은 전세 대책은 전월세 수급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세수요의 분산 관리나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 등이 주였다. 또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전월세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에 있다.
최근 전셋값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가을 이사철과 함께 비수기인 겨울을 맞아 전세수요의 자연감소로 전셋값 상승이 누그러진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 약세, 내년에도 계속
대내외 경기침체 여파로 약세가 계속됐던 2011년 부동산시장은 2012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시장회복 전망도 불투명하고,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위축된 매수심리가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부동산114 측은 “2012년에는 부동산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대선과 총선이 있어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단기 부양책과 유동성 증가 정책이 선거기간에 나올 것이고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유입되느냐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내외 투자 환경 여건상 유동성 유입량이 불확실하고 부동산 관련 공약은 개발과 성장보다 주거안정과 시장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여 선거가 주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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