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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선칼럼]한국경제 허리가 휘청...보릿고개가 그립다

 

박광선 기자 | ksparket@empal.com | 2011.12.16 09:09:53

[프라임경제] 보릿고개.

가장 넘기 힘든 고개다. 태산보다 높고, 호환마마보다 무서웠다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로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은 부지기수다. 살아 남은 사람도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근근히 목숨을 연명했다고 한다. 묵은 곡식은 바닥나고, 새로 심은 보리가 미처 여물지 않어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불과 30~40년전 일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러한 일이 있었는지 조차 알지 못한다. 춘궁기(春窮期) 보릿고개를 설명하면 다른나라에서 있었던 일로 받아 들일 정도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집 건너 하나가 패스트푸드점이다. 그만큼 먹거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따라서 배고픔보다는 살찌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축복받은 세대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주고받는 인사도 '식사하셨느냐'가 아니라 '건강하시죠. 운동은 자주 하시나요'로 바뀌었다. 소득이 높아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살고 죽는 것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시대의 화두가 배고픔에서 건강으로 바뀐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건강하지 않은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며, 죽은 목숨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다른 것 같다. 말로는 운동 운동하면서도 몸으로는 실천하지 않는다. 물론 운동하지 못하는 속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만이 살길이라는 것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

직장인은 더하다. 초과근로와 휴일근무 등이 발목을 잡아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생활체육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생활체육활성화외에는 운동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0 국민 생활체육참여 실태조사는 생활체육활성화를 왜 서둘러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조사대상의 50.4%가 평일 여가시간이 3시간도 안된다고 답할 정도로 우리의 근로조건은 규칙적인 운동과 거리가 멀다. OECD에서도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나 잔업 및 특근이 여전하고, 연간 근로시간(약 2,100시간)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가슴은 더 답답해진다. 일주일에 닷새 이상, 1회 30분 이상 걷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걷기 실천율이 2001년 75.6%에서 2005년 60.7%, 2009년 45%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국민생활체육 참여율도 41.5%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주기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운동부족이 비만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남성의 비만율은 36.3%로 2008년 35.3%, 2009년 35.8%보다 급격히 높아졌다. 고민에 고민을 더하게 만드는 것은 30~40대 남성의 비만율이 50대 이상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체질량지수)이 25 이상인 비만자 비율에서 30대와 40대 남성이 각각 42.3%와 41.2%로 50대(36.8%), 60대(37.8%), 70대 이상(24.5%)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이래저래 걱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성이다. 비만율이 2008년 25.2%에서 2009년 26%로 높아졌다가 지난해에는 24.8%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30~40대는 한국 경제의 허리다. 따라서 이들에게 건강적신호가 켜진 것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가 30~40대 비만을 걱정하는 것은 이유는 또 있다. 만병의 근원이 비만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요통, 관절염 등으로 이어지게 될 비만합병증으로 인해 의료비는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은 저하되는 등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운동부족이 관절이나 골격의 노화로 이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근육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또 장기와 폐 기능도 저하된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골밀도를 높여 뼈와 근육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운동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민관이 지혜를 모아 생활체육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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