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회사의 계열사 펀드 상품 몰아주기 관행을 제재함에 따라 업계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펀드 판매 선진화 방안'을 발표, 펀드 판매업체가 계열사 펀드를 차별적으로 우대할 경우 불건전 영업 행위로 규정하고 제재키로 했다.
또 펀드 판매사의 계열사와 비(非)계열사 간 펀드 판매 비중과 수익률을 의무 공시하도록 하고 은행·증권사의 펀드 판매 시 계열 자산운용사의 상품임을 반드시 고객에게 알리고 타 운용사의 유사 펀드도 함께 제시하도록 했다.
중소형 펀드 판매사들은 이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에 대해 쌍수를 들고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상위 판매사들은 내심 속을 앓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상위 10개 펀드 판매사(은행·보험·증권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52%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73%, 신한은행 69.8%, IBK기업은행 57%, 삼성증권은 53%에 달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2009년 말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35%였지만 현재 52%까지 치솟았다.
이런 계열사 간 밀어주기 관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제한된 판매 채널을 가진 중소형 펀드판매사들은 펀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게 사실이다.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수한 수익률에도 계열사 몰아주기 관행 탓에 판매에 애를 먹은 적이 많다"며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계열사 펀드라는 이유로 밀어주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펀드 몰아주기는 우수 펀드를 저렴한 수수료로 가입할 고객의 권리를 침해하고, 규모가 작은 독립 자산운용사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또한 "판매 채널을 개설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던 중소형사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업체들에게는 재개를 노릴만한 기회이며 장기적으로 업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의 조치를 반겼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고위 임원은 "계열사 펀드는 정보파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객에게 어필할 만한 장점을 살려 펀드를 판매하려면 운용 사항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반발했다.
또 이 임원은 "무조건 계열사 펀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은 우수한 상품을 죽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일반 고객들의 선택에 중점을 둬 성과가 우수한 상품은 한도 규제 없이 판매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펀드 판매와 관련한 향후 대응계획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펀드 판매사들은 일단 전사적인 마케팅으로 판매 채널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선진화 방안 발표 전부터 공격적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이 힘을 실어줘 홍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고객 그룹별 투자특성에 맞춘 특화 상품 위주의 판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판매사들은 성적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금융지주 산하 한 은행의 펀드 판매 담당자는 "이왕 이런 조치가 발표됐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뛰어난 수익률을 바탕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열었다.
또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조치와는 별개로 내년 은행권 과제가 '리스크 관리'인 만큼 KPI(핵심성과지표)에서도 건전성 점수를 올리는 등 체질개선이 필요했다"며 "KPI가 펀드업무에 대입될 경우 대놓고 밀어주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판매사가 가진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중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본력과 서비스의 강점을 조합해 상품관리 등을 강화,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여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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