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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MF글로벌, 세계경제 ‘방화범’ 되나

‘유럽위기 희생양’ 동정론 속 투자금 횡령 의혹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1.11.02 10:33:13

[프라임경제] 자산규모 420억 달러(약 44조원)로 ‘미니 골드만삭스’를 꿈꾸던 MF글로벌이 지난 31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글로벌 파생상품 브로커인 MF글로벌은 지난 3분기 1억8656만 달러(약 21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회사가 ‘실적쇼크’에 빠진 데는 유럽의 부실국채를 너무 많이 사들인 탓이 컸다.

MF글로벌의 몰락으로 막연한 두려움이었던 유럽 위기가 실체적인 공포로 둔갑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사태로 보고 있다. 파산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글로벌 연쇄 파산이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는 까닭이다.

반면 MF글로벌이 수억달러의 투자금을 고의로 위험자산에 투자,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방 당국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이번 사태가 비리 투자사의 욕심이 빚어낸 사건으로 끝날지, 아니면 글로벌 위기의 전조인지 확실해질 전망이다.

◆펀드자금 횡령혐의 조사착수

지난 31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MF글로벌이 수억달러에 달하는 펀드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섰다. 회사가 고의로 부실한 곳에 투자해 돈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현재 확인된 횡령 액수는 950만 달러(약 1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가 아직 초기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빼돌린 액수는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MF글로벌의 몰락을 단순한 횡령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파산의 직접적인 이유가 신용등급 추락이고 그 원인이 유럽 재정위기와 긴밀하게 연결된 탓이다.

MF글로벌의 3분기 실적쇼크는 유럽 단기국채 익스포져(위험노출액)에서 기인했다. 회사는 2012년 내로 만기가 돌아오는 유럽국채를 총 63억 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나 보유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탈리아 국채에 32억 달러를 투자했고 스페인 국채 11억, 포르투갈 국채 10억, 벨기에 국채 6억, 아일랜드 국채에 4억 달러씩을 투자했다.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규모다. 그러나 이후 회사는 유럽 국채 매수에 오히려 박차를 가했다. 결국 무디스와 피치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MF글로벌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까지 강등시켰다. 사실상 자금줄이 막힌 회사는 사업부 매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자 신용강등 사흘 만인 지난 31일 뉴욕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추가파산 가능성 있다”

문제는 MF글로벌의 몰락이 유럽발 위기로 불거진 비극의 ‘전조’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진하 연구원은 “이번 파산은 간과할 수 없는 규모이며 앞으로 추가 파산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MF글로벌의 자산 규모가 역대 미국 파산 기업 가운데 8위로 2009년 파산한 크라이슬러보다도 크다”며 “중대형 금융기관인 MF글로벌의 몰락은 시장 내에서 그 피해가 대형 금융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유럽 국채 가격 폭락이 실제 금융사 파산으로 이어진 첫 사례라는 점도 심각하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남유럽 국채 보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가운데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결정안을 국민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유럽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결국 추가적인 금융권 피해 확산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지난주 유럽 정상회담으로 극단적인 위기는 넘겼지만 MF글로벌 같은 취약 금융기관들의 부실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이 같은 개별 금융사의 부실화는 연쇄 효과를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

그렇다면 국내증시는 어떻게 반응할까. 증권가에서는 유럽 사태가 재점화 됐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MF글로벌의 파산과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정 등이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한 악재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탓이다. 불안감이 커질수록 투자심리는 얼어붙는다.

하이투자증권 김낙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Mf글로벌 파산 소식에 급락한 이후 그리스의 국민투표 발표로 또 한 번 급락했다”며 “사태가 진정됐다고 판단한 순간 또 다른 악재에 우려가 다시 점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MF글로벌 파산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유럽사태의 추가적 악화는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정책에 달려있어 그 파장도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결국 증시 상승 여부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정책 대응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발 악재의 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186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2일 오전 10시2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40.54포인트 하락한 1969.09를 기록 중이다.

특히 외국인이 닷새 만에 ‘팔자’로 돌아서 이 시각 현재 1000억원대 매물을 쏟아내고 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89억원, 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우주항공·국방, 광고, 건강관리기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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