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도시공사가 대토 보상 비리 사건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화성시 전곡화성해양산업단지 토지 보상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보상비가 부정하게 지급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 내막을 들여다보면 더욱 기가 막히다. 전직 검찰수사관 출신 오 모 법무사가 대토 보상 과정에 개입, 이중계약서로 경기도시공사를 속이고 7억5000여만원을 착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오 법무사는 또 이 과정에서 경기도시공사 직원과 짜고 10만㎡의 땅도 빼돌렸다. 오 법무사의 사기행각에 경기도시공사는 눈뜨고 코 베인 모양새다.
경기도시공사는 해양레저 저변 확대와 해양산업 육성을 위해 화성시 전곡리 일대 162만9000㎡의 부지에 보트 제조와 수리․판매, 연구개발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산업단지를 2013년까지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청 대토 보상 과정에 사라진 7억5000만원
이 과정에서 도시공사는 2010년 초 산업단지 내의 산림청 땅을 수용 보상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초 수용 보상 계획을 세웠던 도시공사는 수용 보상 대신 다른 땅을 사들여 소유권을 넘겨주는 이른바 ‘대토 보상’으로 방침을 바꿨다.
47억원을 대토 보상 예산으로 세운 도시공사는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마성리 산 77일대 한 종중 땅을 대토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종중과의 최초 계약자 송 모씨는 사찰이 포함된 당 3필지 42만여㎡를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통해 40억원에 팔려고 내놓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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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시공사와 화성도시공삭 조성중인 전곡화성해양산업단지 조감도. | ||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시공사는 지난 3월 종중 땅을 47억5300만원에 계약을 맺자며 종중 쪽에 공문을 보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40억원에 팔겠다는 땅을 7억5300만원을 더 주고 사들인 셈이다. 게다가 이 종중 땅은 대부분 산림이 수려한 생태보호구역이어서 토지이용 가치가 없는 곳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지적 때문에 대토 보상에 브로커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불거졌고,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사건 최고 고발자인 A씨에 따르면 대토 보상 과정에 개입한 사람은 전직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2006년 경기도시공사 등기대행 법무사로 일했던 오 모 법무사. 검찰에 깊숙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고는 오 법무사는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대토 보상 과정에 개입했다.
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부터 사기를 칠 생각으로 도시공사 직원 임모 과장과 짜고 사건을 계획했다”면서 “도시공사에서 47억원을 예산으로 잡아놓은 것을 알고, 적당한 땅을 찾아다니다가 3필지 40억대 종중 땅이 부동산 시장에 나온 것을 알고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실제 산림청에 보상은 마무리 됐는데 이 과정에서 7억5000만원과 10만여㎡의 땅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 법무사가 종중 땅 3필지와 관련 40억과 47억5300만원의 이중계약서를 쓰고 도시공사 측에는 47억5300만원짜리 계약서를 보여줬다.
물론 도시공사 직원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더욱 어이가 없는 사실은 47억53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는 땅마저 3필지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약 과정에서 이미 10만여㎡의 1필지를 빼돌려 놓은 것.
◆검찰 조사 끝나면 대토 보상 원점으로?
이와 관련 검찰은 경기도시공사 보상처 임 모 과장과 오 법무사가 대토 보상에 개입한 혐의를 일부 확인했고, 사라진 7억5000만원 역시 두 사람이 나눠가진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땅 일부는 오 법무사 지인 명의로 돌려진 사실도 확인했다. 땅 일부를 빼돌려 나중에 되팔아 이들이 추가로 나눠가지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공사가 의심 없이 종중 땅을 사들인 이유도 드러났다. 오 법무사와 임 과장이 감정평가사까지 동원해 47억원으로 감정가액을 평가해 도시공사 측에서는 이를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
결국 사건이 커지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지자 도시공사는 임 과장을 직위해제 하고 자체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시공사 측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시공사 측 관계자는 “임 과장은 민간 부동산 업자들 간에 사고 판 사건으로 자신은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 공사 차원에서 계좌추적을 해볼 수도 없는 일이다. 시간을 갖고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 법무사는 경기도시공사 대토 보상 비리 사건을 최초 보도했던 지역 방송사와 사건 고발자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A씨는 “명백한 사실을 이야기 했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대토 보상 과정에서 오 법무사가 도시공사 외에 다른 사람에게서 땅을 빼앗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비리가 확실히 드러날 경우 눈뜨고 코 베인 도시공사는 산림청에 대한 대토 보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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