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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가 적통 어떻게 이어갈까?

[기획연재] 3‧4세를 통해 본 재벌의 미래…②현대자동차그룹

나원재 기자 | nwj@newsprime.co.kr | 2011.04.15 10:20:11

[프라임경제]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놓인 국내기업들은 저마다 미래 성장동력을 찾느라 분주하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기업의 지속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선 ‘새로운 동력’을 쉼 없이 가동시켜야만 한다. 시대흐름을 방관했다간 자칫 ‘살아남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기 십상인 시대다.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일본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든 탓을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 스타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 경제의 큰 축을 잡고 있는 재계 3‧4세들은 대부분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친다. 창의적인 경영스타일로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들도 있다. 본지는 ‘3‧4세를 통해 본 재벌의 미래’ 시리즈를 연재, 대기업집단의 내일을 진단한다. 두 번째로 현대자동차그룹을 조명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올 한해가 벌써부터 뜨겁다. 그룹은 현대자동차 등 7개 상장 계열사 중 5개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즐겁지만 올해 현대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현대가의 적통을 이었다는 기쁨은 더욱 큰 분위기다.

현대건설 인수로 다양한 포부를 품을 수 있게 된 현대자동차 그룹. 올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될 것이란 분석도 여기서 시작된다.

이 때문일까.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성장동력 카드로 내세운 ‘그린카’보다 세간의 관심은 현대건설을 통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변화무쌍한 성장에 있는 모양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 3세 경영의 향후 오너십 발휘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건설 인수, 기대치 고조

현대건설의 현대자동차그룹 내 계열사 편입은 여러모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건설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도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그간 채권단 관리 하에 보수적인 경영,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온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룹의 이번 인수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현대건설은 이제 보다 적극적인 기업으로 변모할 태세다.

이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그대로 묻어난 대목이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후인 지난 1일 계동사옥에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조회를 직접 주관하고, 현대건설을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그룹의 3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니어링과 운영, 기획 역량이 강화된 고부가가치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정 회장의 복안이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있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재계 등 관련 업계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밝히며, 향후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해 10년 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초일류 건설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답은 해외시장 공략이다. 그룹은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신규 수주기회를 확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인프라를 보태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 그룹 내 계열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해 종합건설사로 변모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세계 190여개국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와 철강, 철도, 금융 등은 현대건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며 “그룹 차원에서 현대건설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 3세경영 대표주자

10년 후 현대차그룹의 변화된 모습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그룹에 어떠한 모습으로 투영될지 여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룹 대권과 맞닿은 3세경영의 역할도 보다 중요해졌다. 그룹의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이들 3세경영의 검증된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3세경영 대표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다. 현대차그룹의 대권을 이어받을 인물로 익히 회자되고 있는 정 부회장에게 있어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자동차, 철강 등 핵심 성장동력에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은 현대건설 본연의 건설사업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 에 따른 현대·기아차 판로확대와 자원개발사업 공동 추진을 통해 리튬 등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으로 전기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그룹의 금융사업 계열과 건설 시공에 따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고, 현대로템·현대위아의 고속철도 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다. 또, 해외플랜트 부문 성장에 따른 기자재 사업 확대도 예상된다. 글로비스의 건설자재 운송에 따른 시세 확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하지만 이보다 우선 과제는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지분구조를 해결과 지배력 강화다.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 속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그룹 내 글로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비스는 정 부회장이 31.88%로 최대주주 자리에 위치하는데, 글로비스가 순환출자구조 속에서 현대모비스와 접점을 이루면 정 부회장의 그룹의 지배구조상 위치는 안정권에 접어든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사거나, 주식교환의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실탄을 확보해야 하는 정 부회장에게 글로비스의 주가 상승이 중요한 이유다.

일단 글로비스는 현재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매출 3조원의 글로비스는 어느새 지난해 매출 6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08년 약 1300억원에서 지난해 32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글로비스의 주가는 이러한 실적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기아차에 대한 지분 확보도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한다.

◆세 딸과 남편, 그리고 역할…

현대차그룹의 미래상을 보다 명확히 그리기 위해서는 정 부회장과 함께 오너가의 세 딸의 동정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대외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터라 그룹 내 영향력을 간과할 수 있겠지만 오너가 세 딸은 이미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장녀 정성이씨는 그룹 내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에 고문으로 자리한다. 정 고문은 이노션의 지분 40%를 확보, 최대주주로 영향력 또한 크다. 정 고문은 이노션을 글로벌 광고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션은 지난해 2880억원의 매출과 4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매년 고공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룹 외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광고를 맡아오며 제일기획과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정 고문은 또, 동생 정명이(현대커머셜 고문), 정윤이씨(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와 함께 해비치호텔&리조트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이 중 정성이 고문을 제외한 정명이 고문의 남편과 정윤이 전무의 남편은 계열사의 대표이사 사장에 있다. 정명이 고문의 남편은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사장이며, 정윤이 전무의 남편은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사장이다.

정명이 고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 현대차(50%)를 제외한 현대커머셜 지분 33.33%를 보유, 남편 정태영 사장(16.67%)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향후 현대차그룹의 주력 사업에는 정 부회장이 오너십을 발휘하고 광고와 금융, 호텔&리조트 계열 사업은 오너가 세 딸이 지배할 것이란 관측은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왕회장’의 그림자, 그리고 부담감

현대차그룹은 현대가의 적통인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 향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은 이번 인수전 성공에 따른 고 아산 정주영 회장의 그림자가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3세경영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졌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그룹의 성공을 이끈 정몽구 회장보다 앞으로 그룹의 시너지란 과업을 짊어진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과거 할아버지의 현장경영 리더십과 자주 비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정주영 회장은 틈틈이 현장을 돌며 근면·성실·신용을 바탕으로 한 혁신지향적인 리더십을 ‘호랑이’로 불릴 만큼 무섭게 밀어붙이며 불굴의 개척정신을 보여온 반면, 정 부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정’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일례로, 정 부회장은 사장단과 부하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깍듯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리더십의 옳고 그름을 떠나 순수하게 젊은 오너라는 데에 관심의 초점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현대차그룹이 향후 현대건설을 통해 기대만큼 시너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리더십은 자연스레 비교돼 결국 부담감이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있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재계 등 관련 업계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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