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촌 J부동산중개업소. “월세, 전세 어떤 물건 찾으세요.” 중개업소에 발을 들여 놓자 들려온 말이다, 이어지는 중개업자의 설명. “월세 기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입니다. 전세는 50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관리비, 가스비, 전기세는 별도구요.”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자 중개업자는 “그럼 싼 방도 있어요. 반(半)지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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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 주변 집주인들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월세를 선호한다. | ||
신촌 A중개업소 대표에 따르면, 집주인들이 하나같이 전세 놓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 금리가 낮은 상황에 전세를 들여도 남는 게 없으니 당연한 상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게 전세금을 은행에 맡겨 올리는 이자수익보다 훨씬 이득이라는 얘기다.
◆새내기 직장인들 월세에 허리 휘청
대학가 주변 집 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에 사회초년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언제 또 뛸 지 모를 월세를 감당하며 지내고 있다. 간혹 전셋집이 부동산에 나와도 물량은 금방 동이 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IT계열 회사에 취직한 최재양(29세·가명)씨는 전셋집을 구하다 시기를 놓쳐 마포구 노고산동 월세에 사는 경우다. 최씨는 “다른 지역보다 대학가 주변 시세가 싼 편이라 전세를 구하려 했는데 집이 없었다”며 “매월 50만원씩 들어가는 방값에 관리비(전기세, 가스비 포함) 10만원까지 총 60만원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가파르게 뛰고 있는 물가에 방값 지출을 고려한다면 최씨는 한 달 생활비로 100만원 정도를 쓰고 있었다.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적지 않은 비용은 최씨에겐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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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림역 인근에는 다양한 물량이 수요자를 기다리지만, 대학생들에겐 부담이 크다. | ||
사무실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 하나는 숙소로 다른 방은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는 것. 사업자금 마련에 목돈을 부어넣은 터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90만원을 낸다.
강씨는 “각종 관리비와 주차비 등을 합치면 매월 나가는 생돈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사업 공간으로 쓰고 있지만 사업도 어렵고 월세 부담도 커 반지하라도 옮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책상에 빈방이냐, 침대방이냐” 고민하기도
대학생들의 사정은 더 어렵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정혜미(22세·가명)씨는 지난해까지 학교 기숙사에 지내다 현재는 인근 고시원에서 살고 있다. 매월 정씨가 지출하는 고시원비는 36만원. 정씨는 “신림역 인근에 원룸을 구하려 했지만 매월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비싸 고시원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월 지출하는 월세에 관리비, 전기세, 가스비까지 감안한다면 차라리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신림역 주변 월세는 다른 대학가에 비해 싼 편이다. 인근 중개업소에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20만원인 다세대 주택이 있는가 하면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5만원인 원룸도 있다. 하지만 관리비 등 기타 비용을 고려하면 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겐 이마저도 부담이 되는 것이다.
중개업소와 학생들 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관악구 신림동 B중계업소에서 시세 변동에 대한 질문을 하자 “신림동 인근은 다양한 물량들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시세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느끼는 시세 차이는 가격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3년째 살고 있는 박준희(30세·가명)씨는 “주변 시세 변동은 크게 변화가 없지만 같은 가격에 예전과 같은 생활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학생들 사이에 책상만 덩그러니 있는 빈방에 살 것인지,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침대에서 발 뻗고 잘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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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 연세대 앞 굴다리 모습.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은 높은 월세 부담에 고시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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