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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박세창,보름째 외인 내몰아?

전문경영인 각고 노력으로 회생 조짐에 오너가족 무임승차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10.04 11:33:03

   
 
[프라임경제] 금호타이어(073240)가 15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 이탈 현상을 겪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아침 현재 외국인의 순매도 상황은 전일대비 41만여주를 매도 우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증권계의 집계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상당히 괜찮은 수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다 타이어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 급등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호재로 작용, 넥센타이어(002350), 한국타이어(000240) 등이 순조로운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동반 상승 흐름을 탄 것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전 세계 8개 생산공장에서 연간 6500만개를 생산하는 세계 톱10 타이어 회사이며, 50번째 생일을 지난 9월 맞이했다. 지난해 적자전환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라는 2중고에 처했지만, 김종호 사장이 '악성 재고 물량'을 전량 폐기처분하는 등 품질 경영과 직원의 정신 고취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상당한 회생 가능성이 시장의 주목을 끈 것이다.

◆열심히 살려놨더니 숟가락만 얹는다?

더욱이 업계와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등의 자료 등을 종합해 보면, 워크아웃으로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임금을 40% 삭감하고 생산량을 대폭 인상하는 등 생존권을 일부 포기하는 희생을 치르면서 워크아웃 이후 흑자를 기록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형제간 분쟁과 기업 사정 악화 등의 상황 속에 경영일선을 떠났던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타진되면서, 금호타이어 주가 역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귀설은 금호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기호 금호산업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를 시사하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에 공감한다"고 언급했으며, 이 외에도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를 언급해 왔다. 

금호타이어 같은 경우에는 이같은 '박삼구 체제 재정비'를 위한 수순 중 하나로 풀이되는 박세창 상무 발령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9월 17일 박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박 씨(전에는 그룹 경영전략실 근무) 불과 35세의 나이로 금호타이어 상무로 전보 발령되는 임원 인사가 실시됐다.

박 상무의 이같은 등장은 그룹 전체 구도에서의 '박삼구 복귀' 초식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지만, 금호타이어 개별 계열사 입장에서 보기에는 상기한 각종 임직원의 노력으로 되살아나는 회사에 오너 일가가 낙하산으로 부임하는 사례 중 하나로 받아들여져 더욱 심각한 해석론을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

◆세창 등장에 주주 염증, 현대그룹 해체시 형제의 난 당시와 흡사

이처럼 주주가 염증을 느끼는 사정은 2000년 5월 25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계열사 지분정리와 현대차 지분 매입발표를 해서 26일에는 현대 전 계열사의 주가가 폭락한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는 오너 일가간 싸움에 주가가 영향을 받은 전형적 사례다.

당시 결국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현대그룹에 지배구조개선, 경영진 문책 등을 요구했고, 정 명예회장이 현대건설과 중공업, 현대아산의 이사직 포기를 발표하고 5월 31일에는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구, 정몽헌 회장이 3부자 퇴진이라는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했다.

이 왕자의 난은 정주영 명예회장 사후, MK가 자동차와 관련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서비스 등의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분가하면서 끝을 맺었다.

   
<사진=박삼구-박세창 행보에 현대 오너 부자의 골육상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던 2000년 사례를 떠올리는 이가 적지 않다. 사진은 박삼구 명예회장 외아들 세창 씨>
하지만, 왕자의 난 후에도 오너 일가의 실책이 책임을 진 것은 아니다. MH는 현대아산과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건설 등 숫적으로 많은 기업을 거느렸고, MK는 이익도 많고 튼튼한 알짜 기업들을 챙기는 실리적 이익을 봤다. 결국 그 와중에 주주들만 손실을 봤다는 것.

다만 같은 형제의 난과 기업 경영에의 악영향이 우려되는 사정은 이 당시와 데자뷰 현상이라고 볼 법 하다. 다만 이번에는 외국인이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두드러져 보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타이어주의 여러 일반적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연속 순매도 문제를 심각하게 관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이 '세창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강도가 향후 주가에 바로미터역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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