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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도망자플랜비'차량제공 긁어부스럼

먹튀논란 등 구설수 정지훈에 신형쏘나타 제공 역효과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9.20 10:16:08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정지훈(비)이 주연하는 '도망자 플랜 비(Plan B)'에 정지훈을 위한 쏘나타 신형 모델을 제공하는 한편, 그랜저 후속 모델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인기 차종을 활용한 PPL마케팅에 적극 나선다.

20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9일 KBS2 TV를 통해 방영 예정인 드라마 '도망자 플랜 비'에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를 비롯해 신형 아반떼, 쏘나타, 제네시스, 싼타페 등 인기 차종을 대거 등장시킬 예정이며, 올해 12월 출시 예정인 그랜저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HG)을 드라마를 통해 최초 공개한다.

'도망자 플랜 비'는 일본·중국·마카오 등 아시아 각국  현지로케이션 촬영으로 불거리를 다량으로 포함함은 물론, 해당 국가들에 대한 수출 가능성을 높여 화제를 모으고 있고,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이 다수 들어가 차량을 제공하면 간접 광고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추산가능하다. 지난 번 기아차의 K7 제공으로 재미를 본 '아이리스' 케이스를 지켜본 현대기아차그룹 및 현대차로서는 이번 드라마 PPL을 통한 신차 출시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사진=현대차는 '도망자 플랜비'  주연 정지훈에게 신형 쏘나타를 제공하고, 그랜저 후속모델도 이 드라마를 통해 공개하는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사진제공 현대차)>
이에 따라 현대차 관계자는 "블록버스터 드라마 '도망자 플랜 비'에 현대차를 적극적으로 노출해 세련되고 당당한 현대차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일명 '정지훈 카'가 될 신형 쏘나타 등의 현대차 제공 차량들이 노출 효과를 누리는 이상으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엔터주 먹튀 논란 정지훈, '신형 쏘나타' 얼굴로 적합?

정지훈은 가수로 활동하는 틈틈이 송혜교와 공연한 '풀 하우스' 등에서 연기자로서도 인지도를 쌓아왔다.

정지훈은 또 지난 6월초 단독 콘서트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뒤, 그간 일본과 태국 필리핀 홍콩 마카오를 돌며 해외 활동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정지훈이 출국한 사이 그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불거졌다. 정지훈은 최대주주였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속칭 '먹튀' 논란에 휩사였다. 연예인 참여로 주가가 오르는 엔터주의 특성을 이용,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장내매도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손실을 유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다. 또 회사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거액의 자문료를 챙겨 배임죄를 구성한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제이튠엔터 외에도 손을 댔던 패션 사업 또한 소송에 휘말렸다.

문제는 이 정도로 사생활에 문제가 있으면 광고 등에 섭외하였던 것을 '없던 일'로 하거나 기정사실로 등용됐더라도 광고 등에서 배제해야 하지 않느냐는 데 있다. 

   
<사진=정지훈을 등장시키고 현대차 로고를 풀샷으로 잡은 이미지사진을 촬영, 언론에 배포하는 등, '도망자 플랜비' 차량지원을 계기로 현대차는 정지훈을 기업 이미지 모델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대차 제공>

학력 위조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타블로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신용도를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금융기관 속성상 이미 방영되고 있던 방송 CF를 중단한 바 있다. '미샤' 브랜드를 갖고 있는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는 비디오 논란을 빚은 가수 아이비와 당시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부적절한 사생활

   
<사진=노출 비디오 존재 여부로 도마에 오른 가수 아이비가 광고에서 퇴출되고 소송에 휘말리는 등, 광고주들은 회사 이미지 관리를 위해 광고 모델 선택과 투자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을 이유로 광고 대상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건설회사 (주)신한이 모델인 고 최진실을 고소한 경우 역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사생활상 문제를 일으켜 노출하는 것이 광고주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구성한다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됐고, 결국 서울고등법원에서  일부 승소(당초 30억 청구에서 2억대 배상 책임 확정)했다.

종합하면, 광고나 각종 인접 투자에 대해서 모델은 자신의 사생활에 이르기까지(사생활 상의 각종 곤란이 수동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이 당한 측면이 크더라도)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는 강한 책임을 지고, 광고주 역시 문제가 있는 모델은 기용하지 않거나, 기용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냉철하게 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겠다.

◆현대차, 광고 관련 항의·잡음 '글로벌기업답지 않아'

이같은 광고 투자 관련 부작용에 대한 조짐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일부 외신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지훈에 대한 거부감이 감지되고 있는 것. 중국 중경에 소재한 화룡통신은 지난 15일 오전 9시께 '비, 신정환과 같이 도박?'이라는 의혹기사를 보도했다.

화룡통신의 보도 내용은 사실상 이전에 나온 관련 보도가 유언비어라고 칭하고 있지만, 행간의 의미는 신정환과 정지훈의 동반 필리핀 도박설에 대한 후속 취재이자 의혹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대한 언급 보도에 가깝다.

문제는, K7 간접광고 효과를 가져온 드라마 '아이리스'가 이미 중국 등 여러 나라에 진출했듯, 이번 '도망자 플랜 비' 역시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되어야 이같은 한류 효과를 자동차 PPL 기업이 같이 누릴 수 있을 것인데, 정지훈에 대한 중국 언론 보도에서 보듯 이미 그가 한류 스타로서의 긍정적 효과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현대차는 투자 대상을 잘못 골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이는 소비자의 '정서'와 '감성'에 기대는 광고 마케팅의 기본 속성을 도외시한 데서 비롯된다는 풀이다. 현대차가 투자 대비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본 경우는 정지훈 사례 외에도 없지 않다.

현대차가 2010년 월드컵 경기에 맞춰 내보낸 광고가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인 것이나, 지난 번 슈퍼볼에 내보낸 광고가 루이비통과의 소송전으로 번진 사례도 광고가 감성 상품임을 잘 모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사례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미국과 잉글랜드 경기 도중 30초짜리 짤막한 광고를 보냈는데 성가 느낌의 라틴어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고, 아르헨티나 한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이 축구공 형상의 그림으로 새겨져 있었던 점, 더욱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상징하는 가시관으로 둘러싸인 축구공이 나오는 장면이 '축구를 숭배의 대상으로 보는가'라는 점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크게 자극했다.

패션브랜드 루이뷔통은 슈퍼볼 중간에 들어간 광고에서 현대차의 쏘나타 광고가 자사의 이미지를 도용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루이뷔통의 트레이드 마크를 닮은 문양이 그려진 농구공이 등장하는 것을 두고 자사 상표의 독창성과 명성을 침해했다며 미국 현지 법원에서 소송 절차에 착수, 현대차 미국 법인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과 시청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쏟아부으면 통한다는 물량공세식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를 거둘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정지훈 카 제공 등 '도망자 플랜 비' PPL 투자는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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