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종교편향 논란'이 큰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공무원의 종교적 편향 행동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공직자종교편향신고센터가 직접적으로 나서도록 돼 있다. 사인(개인, 민간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각종 예산지원, 세제혜택 등 국가원조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국가원조 이론을 적용, 국가행위로 간주해 타인의 기본권 침해 보장 의무를 지우는 논의가 있으므로(미국 판례: Steele. v. Louisville and Nashville 사건) 어느 모로 보나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사의 종교적 편향과 이로 인한 타종교인 및 무신앙 국민에 대한 기본권 침해 방지 의무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각종 공사 등 공기업이 종교 관련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스스로 자중할 의무가 있으나, 일부에서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는 상황을 스스로 연출하거나 오해의 소지를 방치하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바이블 엑스포는 무엇?
지난 8월 28일 인천광역시 송도에서 더 바이블 엑스포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 행사는 성서 속의 각종 개념들을 소재로 해 솔로몬 성전, 바벨탑, 노아의 방주 등의 대형 조형물을 실제로 구현한 박람회다.
성서는 특정 종교의 경전인 동시에 인류문화학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높은 책이므로 성서를 소재로 한 박람회는 문화 행사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행사는 개막식에서부터 기독교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 사실상 이같은 일말의 비종교적 의미보다는 종교적 연관성이 절대적인 비율로 높아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홈페이지의 경우에는 이같은 성향이 더 하다.
더욱이 이 행사는 저작권 관련 법적 분쟁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시설이 망가져 임시 휴장을 하는 등 문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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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바벨탑 등 성서 속 구조물들을 형상화해 종교관련 전람회 성격이 강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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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기상현상인 태풍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해석하는 주최측. 문화학적 이벤트로 이번 행사를 볼 수 있는지 전적으로 종교 행사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판단 잣대가 될 수 있다.> | ||
◆조직위 후원자로 이름 올리거나 홍보에 이용당해?
그러나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더 바이블 엑스포에 적극적으로 지원 의사를 보인 것으로 분석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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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관광공사는 더 바이블 엑스포 조직위 발대식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예산집행의 편향성 논란이 우려된다.> | ||
더 바이블 엑스포가 공개적으로 게시한 자료를 보면 이 행사 조직위원회에 후원단체 중 하나로 한국관광공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
더욱이 인천관광공사는 지하철(국철) 광고에 이름이 함께 게시되고 있다. 모 여행사가 인천에서 열리는 더 바이블 엑스포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게시물 광고를 했는데, 이 광고 좌측 상단에 인천관광공사의 명의와 로고가 같이 게시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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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관광공사는 행사 후원 단체 목록에 없지만 지하철 광고에는 명의가 같이 게재돼 있다. 사실상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라 암묵적으로 관광객 유치를 돕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
어떤 의도로 어떻게 진행된 일이든 간에, 공기업으로서 종교 편향 우려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오해 불식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더 바이블 엑스포의 현재까지의 행사 진행과 앞으로의 행사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관광공사가 아예 공식적이고 적극적으로 문화 행사 개념으로 지원을 하거나,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드는 경우 현재같은 연루 상황을 정리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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