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대표적인 장수게임이었던 ‘리니지’가 10년간 이어온 패권을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강산이 변하고 그 이상 누릴 수 있는 권세가 없다는 10년이란 기간은 결국 영원할 것 같았던 리니지가 R2에게 추월 당하는 ‘사건’을 만들고야 말았다.
전국 약 5,000 여 개의 PC방을 대상으로 하는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리포트(http://www.gamereport.co.kr)’에 따르면 R2는 9월 4일자 통계에서 사용시간 점유율 6.33%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2계단 상승한 6위를 차지했다. R2가 사용시간 점유율 6%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 반면 전날 6위를 지키고 있던 리니지는 7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이로서 게임 장르 중 신작들의 히트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MMORPG장르의 세대교체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대형 MMORPG 신작들이 잇따라 출시를 앞두고 있고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R2를 비롯한 아이온, 헬게이트 런던 등의 하반기 신작들이 리니지 형제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대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이번 R2의 리니지 추월은 여러 가지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디션’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같은 날 게임리포트 순위 집계에서 오디션은 전날 12위에에서 3계단 상승한 9위를 차지, 방학 시즌이 끝난 첫 번째 월요일을 비교적 별 탈 없이 시작하는 모습이다. 특히 오디션은 지난 4일 처음으로 사용시간 점유율 3.5%를 돌파하는 등 최근까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외부 요인에 의한 영향이 적어 비교적 탄탄한 유저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디션의 이러한 안정적인 행보는 R2가 호조세를 보이기 이전 PC방 점유율 변화와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어 이채롭다. 오픈 베타 초기부터 집중적인 마케팅을 통해 동시접속자 수 몇 만 명 돌파하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등 이슈를 대량 생산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온라인 게임 업계의 오랜 관행과는 달리 이들은 초반 보도자료를 생산해내거나 대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의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고 조용히 유저들과 미디어들의 입소문에 의지한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이슈를 가능한 많이 만들어 보도자료를 계속 배포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미디어와 유저들이 이슈를 만들어내도록 유도했으며 이러한 마케팅 방식이 단기간에 폭발적인 순위 상승은 없지만 유저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픈 베타 초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여 초반 반짝 인기를 얻기도 했으나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는 ‘피파온라인’과 ‘썬온라인’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피파온라인의 경우 7월초 부동의 PC방 점유율 1위 ‘스페셜포스’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그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4일 통계 순위 11위를 기록, 지난 6월 3일 9위로 첫 10위권에 진입한지 3개월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썬온라인 역시 오픈 베타 시작 이후 일일 사용횟수 8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3만건대로 급락하는 등 유저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형적인 마케팅 방식이 무너지고 대기만성형 게임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게임리포트 관계자는 ‘이전에는 오픈 베타 서비스에 유저수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향후 유료화에 이탈할 유저수를 일정 비율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척도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유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익숙해져 더 이상 오픈 베타의 반짝 상승은 의미가 없어진 것’으로 분석하며 ‘서든어택이 부분유료화를 실시한 이후 오히려 유저들의 선호도가 상승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오디션이나 R2같은 이른바 슬로우 스타트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점에 대해 ‘예전에는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을 미디어에 전적으로 의지했다면 요즘은 게임에 대한 성향이 점차 세분화되고 있어 미디어보다는 스스로 게임을 즐겨보고 평가해본 뒤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나누는 이른바 –입소문-이 큰 영향을 끼친다’며 ‘이제는 게임이 일시적인 이벤트나 보도자료 등 게임 외적인 측면을 활용하여 인지도를 높이기보다는 게임의 완성도를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하여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천천히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금의 리니지 형제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같은 안정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별다른 마케팅이 없어도 완성도만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R2와 오디션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오픈 베타 직후 혹은 방학이나 월드컵 같은 특수 시즌에 이벤트 마케팅을 집중하는 게임 마케팅이 결국 실패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대작’은 자본이 만드는 것이 아닌 ‘유저’가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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