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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하나금융 중간배당 악용論 '재점화'

금년들어 또 시도…자금회수·자회사 쥐어짜기'도깨비방망이'비판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6.15 17:41:39

[프라임경제] 외환은행이 주주명부 폐쇄로 중간배당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쓸렸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빨리 차익 실현을 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한계상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

외환은행은 이미 2008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마다 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사실상 이번 중간배당은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시 회사 정관에 "3월,6월,9월 말 현재 주

   
  <사진=외환은행 본점>  
주에게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금전으로 이익을 배당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는 안건이 상정되자 2,3대 주주(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은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해 반대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론스타 등의 지지로 표결 끝에 통과된 바 있다.

즉 이번 중간배당은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이익을 냈다고 바로 배당으로 빼가는 것이 은행 등 자회사의 자본적정성·건전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더욱이 하나금융지주 역시 적자로 거른 중간배당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해 온 이력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자금 유출에만 신경쓴다는 비판이 다시금 금융권의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투자 자금 회수&필요할 때 금고처럼 활용 '도깨비 방망이'

외환은행의 경우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은행 수익을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투자자금(투자원금) 회수에만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론스타는 틈틈이 배당을 통해 자금 회수에 열을 올려 왔다. 더욱이, 론스타는 배당 이외에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하면서 1조1927억원을 받았다. 이를 전부 합하면 지금까지 외환은행에서 회수한 금액은 투자 원금인 2조1000억여원을 넘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배당까지 강행해 또 한 차례 이익 실현을 추진하는 게 옳으냐는 비판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것.

이처럼 자금 회수에 적극적으로 배당의 기회를 넓힌 중간배당이 이용된 케이스가 외환은행이라면,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간배당을 적절히 활용된 사례다.

하나금융지주는 2007년과 2008년 하나대주증권에서 거액을 당겨썼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2007년 8월 700억원대 중간배당을 받았고, 2008년 겨울에는 1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챙겼다.

2007년 중간배당의 경우는 하나대투증권 계열사였던 대한투신운용 지분 51%를 유럽계 금융기관인 UBS에 매각한 대금 1800억원이 증권사 금고에 납입된 후 곧바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오비이락 논란이 일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본사>  

즉 중간배당이라는 편리한 절차를 통해 막바로 돈을 빼냈다는 것.

이렇게 중간배당을 받은 자금(2007년)은 하나생명의 지분을 사들이는 목적으로 동원됐다는 평가다.

2008년 배당에 대해서는 더 비판적인 평가가 제기됐다. 당시엔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 모든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처해 있던 시기이며, 하나금융지주는 다른 지주들보다 더 곤란을 겪었다. 결국 하나대투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은 최근 금융위기 극복과 2009년 초 자본시장통합법 시대 개막을 대비해 대주주가 증자를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혈 작업'에 동원된 셈이다.

◆단기이익 실현에만 '혈안'…비판론 거세

외환은행 노조는 이번 중간배당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이미 2008년에도 중간배당 문제에 대해 침묵시위를 벌이는 등 비판적 시간을 드러낸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 남발 등 지나친 이익 회수 추구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2009년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와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하나금융지주 앞 집회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자산이 100조원에 달하는 대형 금융기관이 됐지만 여전히 과거의 관행을 벗지 못하고 금융기관 사냥과 처분, 자회사 부동산 매각과 합병 등을 통한 단기이익실현에만 혈안이 된 상태다. 이익의 대부분은 고배당을 통해 외국 펀드자본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라고 비판을 쏟아낸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등 중간배당 추진 상황에 대한 관심은 주주들 뿐만 아니라 상당히 넓은 범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KB금융 못지 않은 이번 은행 M&A 대전의 중요 주체로 부각되고 있고, 외환은행은 주요 매물로 언급되는 상황이라, 이번 여름의 두 금융기관 중간배당 추진 논란은 M&A 대전과 해외자본의 투자금 회수 문제 등 여러 연쇄 고리로 논의의 파생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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