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한진해운·삼성생명 기대감 빠진 후 살필 것은?

재무개선 약정 중 유증·생보업계 대장주 등 비교 어려워 혼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5.18 14:23:12

[프라임경제] 최근 삼성생명 상장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한진해운 역시 2400억원대 유상증자 등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연이어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삼성생명이 생보업계 1등이라는 독보적 위치, 한진해운이 한진그룹 재무약정 국면을 딛고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것이냐는 문제 등 '비교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충분찮은 자료 속 평가 어려웠다?

삼성생명이 상장될 무렵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졌다. 비은행권 최대 금융사 위치인 삼성생명은 1957년 동방생명보험으로 출발, 이후 1963년 삼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오랜 연원만큼이나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아 평가에 신중을 기하는 기류였다. 이런 부담감에 기존에 애널리스트들이 익숙했던 손보사 평가처럼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어렵다는 속사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49%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를 발표해 자금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이를 놓고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주가 희석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후 흐름도 혼선을 빚고 있다. 삼성생명은 공모에 쏠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상장 초부터 외국인 매도에 시달렸다. 급기야 공모가를 하회하기도 했다. 특히 17일의 외국인 매도는 공모가 밑에서도 확대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외국인 매도를 '차익실현 차원'으로 축소해 평가했던 일부 분석이 틀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진해운 역시 엇갈린 전망 속에 주가가 유상증자 추진 발표 이후 일시하락했다가 기대심리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선평가된 부분 기대치 빠진 뒤가 문제 

이에 따라, 두 회사 모두 기대치가 상당 부분 반영된 가격이 어떻게 다음 자리를 찾아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6년 비은행권 금융기관 최초로 총자산 100조원을 넘은 데다, 상장 즉시 시가총액 4위권으로 진입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상장 당일 맞추어 발표된 우수한 실적(2009회계연도 당기순이익 9061억원), 2009년 기준 총자산 130조원,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 27%대라는 이면에는 향후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1등의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하향세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1990년대 초반 신계약 기준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계 보험사들의 선진 금융 기법 공략으로 시장 잠식을 당한 뒤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르네상스론'을 최근 외치는 상황도 이같은 개혁 필요성에서 찾기도 한다.

최근 외국인 매도가 늘면서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자료로 상장 준비 시기를 바라봤던 상황에서, 새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이익(EPS), 내재가치(EV) 등을 반영하는 경우 주가가 본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9 회계연도 수치가 반영되면 삼성생명의 EPS는 4600원대, 주가가 11만원 수준일 때 PER은 23배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판단이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이조차도 높은지에 대한 외국인과 우리 나라 투자자간에 공감대도 찾을 필요가 있는 셈이다.

한진해운 역시 운임이 상승하면서 이익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있다.

구주노선 운임은 이미 컨테이너 선사들의 공조로 지난해 4분기부터 정상화됐고 미주노선 운임 역시 올해 2분기부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근래에 유상증자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한 쪽에서는 대체로 이같은 실적 개선 효과와 재무 개선 효과 등에 주목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5월 미주 컨테이너 운임 협상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주가가 모멘텀 요인을 빠르게 선반영하는 해운주 특성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가 수준은 이미 2분기와 3분기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유상증자가 종료된 이후 부채비율이 다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회사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보더라도,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확실히 보기에는 증자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로 남는다는 것.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이 유상증자 이전 346%에서 이후 301%로 하락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현대상선 등 동종업계에 비해서는 부채가 상당하다. 정부가 제시하는 선은 200%다.

여기에 덧붙여, 한진해운은 김명민 사장이 지난 3월말 우려한 '선박 공급' 과잉 문제, 삼성생명의 경우 전체 영업수익의 55%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보험료와 단체보험료가 점차 줄어드는 점 등(직전 동기 대비 1.98%, 10.83% 감소)도 주시해야 할 사항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