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생보사가 금융성장 화두?" 하나HSBC생명엔'남의얘기'

저축성상품 주력구조 개선 없인 '지주사 견인'은 커녕 애물단지化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4.09 11:55:29
[프라임경제] "2010년 금융 성장의 화두는 은행과 생명보험"

하나금융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증권과 카드 등이 지주사를 끌고 가는 데 힘을 썼던 과거의 패턴에서, 생명보험사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 같은 경우에는 별다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HSBC생명을 둘러싼 상황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주사 산하 생명사 중 솝꼽히는 체력 부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주요 금융지주사 산하업체들 중 KB생명은 당기순이익이 33억원, 우리아비바생명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나HSBC생명의 경우에는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지난 2008년(-16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4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HSBC생명의 이같은 고전은 체질 문제로 분석된다. 하나HSBC생명 등 방카슈랑스를 주채널로 하는 보험사는 태생적 한계로 저축성 보험 판매 비중이 매우 높다.

   
  <사진=하나HSBC생명은 저축보험 판매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어 보장상품 시장 개척으로 밸런스를 맞출 필요성이 높게 제기된다. 사진은 하나HSBC생명의 저축보험 상품소개자료>  
2009년 업계 자료 등을 종합하면, 하나HSBC생명의 경우 저축성 보험의 판매 비중은 80% 후반에서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대형생보사들이 보장성 보험 판촉에 열을 올리는 근래 경향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으면, 보험사는 자산운용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일단 당국이 출구전략 시기 조절 문제로 인해 당분간 금리 상승에 들어갈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있기는 하다. '이성태 한국은행'보다는 한층 온건하게 전반적 그림에서 재정 당국과 한국은행이 손발을 맞추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외에도 자산운용의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는 없지 않다.

극단적으로는,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파가 또다시 등장할 경우가 있다. 금리역마진이라는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하지만 더 가까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 '펀드런'이라는 자산운용계의 소용돌이다.

◆펀드런 시대, 자산운용 부담감 높아질 것

근래 펀드 시장 이상현상으로 자산운용 전반에 충격파가 몰아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 53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된 것으로 알려졌고, 관련 업계 고위관계자들이 급히 회의를 가졌을 정도다.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환매 기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을 통한 저축성 보험상품에 천착해 온 하나HSBC생명 등으로서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HSBC생명은 2007년 이래 최근까지 저축성 상품 판매 비율을 점차 높여 왔다. 이 회사의 경우 보장성 보험 판매와 저축성 상품 판매의 비중면에서 저축성이 높은 상황일 뿐만 아니라, 근래 이런 경향이 점차 심해져 저축성 상품 비중이 70%대에서 90%대로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본다.

그간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려 온 것과는 반대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하나HSBC생명이 지주사 전반의 사업구조에 기여하기 위해서나 생명사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보장성 보험면에서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장성 보험 판매를 잘 하려면 저축성 상품에 매달리는 경우에 비해 사업비가 높아진다는 비용 문제가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위험 관리를 본질로 하는 보험사 본연 기능보다는 재테크 수단의 성격이 강한 보장성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문제라는 것.

아울러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해, 보험사에는 고객의 삶에 있어서 올 수 있는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장기적인 면에서 관리하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데, 이같은 구조는 장기적인 영업력에서도 문제가 될 수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하나HSBC생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고민은 단기간에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거나, 특정사 계열사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지주 전반의 도움과 협력이 전제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 노력이 모색되지 않으면 하나HSBC생명이 하나금융지주 성장의 화두로 등극하는 '좋은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