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비판을 받고 있다.
장 전 회장은 '80년 진로 신화'를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탄탄하던 회사는 지난 2003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장 전 회장 역시 수천억 원 규모의 분식 회계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진로는 오너가 바뀌게 된다.
◆연이은 구설수 끝에 해외국적 이용 도피
주간지 '시사저널'에 따르면, 해외 도피 중인 장 전 회장은 지난 8년간 캄보디아에서 이중 국적으로 생활했다. 아울러, 캄보디아 국적은 지난 2002년 취득됐는데, 진로그룹이 지난 2003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점을 감안할 때 이전부터 만의 하나를 위한 준비를 착착해 왔다는 의혹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진로그룹은 지난 1997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도가 났다. 이후 채권단에 의해 화의 인가 결정을 받았지만, 결국 2003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장 전 회장은 역시 5000억대 자금을 사기 대출받고, 비자금 7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고 이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 사건 외에도 별개의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이를 피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떠난 것이라는 것.
◆진로에 막대한 손해 끼친 뒤 해외사업 도덕적 해이
시사저널은 캄보디아에서 장 전 회장이 사업을 벌이는 등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ABA은행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은행은 지난 1996년 진로그룹에 의해 설립된 은행이다. 자본금은 1백30억원이다. 당시 진로그룹 직원들이 이 은행에 파견 근무를 나가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따라서, 이 은행이 '진로은행'으로 통했다.
그러므로, 이 은행이 진로그룹 소유였는지를 명확히 밝혀 지난 200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 채권단 관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지를 검토했어야 한다. 하지만 진로 채권단은 ABA은행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채권 추심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권단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해외에 재산(은행 재산)을 은닉하고 관련 지분을 넘겨 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활한 장 전 회장측의 도덕적 해이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03년 당시 장 전 회장은 진로그룹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면서 "이것이 개인 채무인지, 회사 계열사 채무인지 밝히자"고 법정 분쟁을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싸움을 벌였다.
이런 논란 와중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주)진로의 자산 등에 대한 조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은 "진로가 관계회사에 대한 무리한자금지원이 부실원인중 하나"라며 "특히 장진호 전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법원에 내기도 했다.
삼정회계법인은 이런 논리 구조에 따라 장 전회장과 이사회 이사들, 감사는 회사손실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정회계법인은 그룹 사업다각화를추진했던 장 전 회장과 이를 결의한 이사회 이사들, 감사 업무를 소홀히 한 감사등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진로 계열사들이 경영난에 시달렸고, 상당한 소속 직원들이 곤란을 겪기도 했으며 '두꺼비의 눈물'이라는 일종의 대국민 사과 광고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장 전 회장의 해외 행보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을 뿐더러 책임을 망각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해외국적 악용 독보적케이스…기업 '보험성 후진국 투자' 규제 필요성 상승
한편 장 전 회장의 국적 취득 도피 행각 논란은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이전에 대우그룹 붕괴 당시 김우중 전 회장이 해외 도피를 했고, 그 와중에 이전에 사업 관계로 친분이 있었던 베트남 정관계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종종 제기되기는 했지만, 외국 국적 취득이나 이의 적극적 활용은 보기 드문 케이스라는 것.
이에 따라 향후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일종의 보험이 되지 않도록 사전·사후 심사망을 갖추어야 할 필요도 제기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